[월요기획-셋톱박스] 셋톱박스 업계의 도전과 과제

◆이지훈 SK증권 애널리스트 sa75you@sks.co.kr

중소형업체를 중심으로 국내 셋트박스업계의 실적 호전이 지속되고 있다. 전 세계 디지털방송 환경이 확산되고 있는 시장 환경에다 국내 업계의 효과적인 시장 공략이 그 배경이다. 당분간 이같은 선전은 이어지겠지만 향후 몇년 뒤를 낙관하기는 어렵다. 국내 업계가 여전히 안고 있는 숙제들이 있기 때문이다.

 첫째, 국내 업계가 성공적으로 진입한 인도·동유럽 등 신흥 시장에서 현재의 위상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국내 업체의 초기 시장 진입은 일단 성공적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들 신흥 시장이 커질수록 내로라하는 해외 셋톱박스업체의 공세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에 대비하기 위한 기술 개발과 제품 혁신·가격 경쟁력 유지·방송사업자와의 긴밀한 관계 구축 등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중국업체를 중심으로 한 후발 주자의 추격을 따돌려야 한다는 점이다. 과거 중동 지역의 사례를 보면 FTA·CI 등 저가형 제품 시장에서 중국업체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국내 업체에게 심각한 타격을 준 적이 있다. 과거 전례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PVR·HD급 셋톱박스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생산 비중을 꾸준히 늘려야 하고 해외 생산도 과감히 추진해야 한다.

 셋째, 인수합병(M&A)을 통한 대형화도 적극 고려해야 할 대안 가운데 하나다. 현재 휴맥스를 비롯해 극히 일부 업체만 미국·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서 활약 중이다. 선진국내 대형 방송사업자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 대형 방송사업자 시장에 진입하려면 검증된 기술력과 안정적인 생산 시스템·브랜드 강화가 절실하다. 그러나 기술력을 제외한 나머지 부문에서는 국내 업체가 취약한 편이다. M&A를 통한 기업 대형화가 필요한 까닭이다.

 지금의 업황 호전에만 취해 이런 문제점을 등한시한다면 과거와 같이 실적 회복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다. 국내 셋탑박스업체의 적극적인 대응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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