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도 해피엔딩 시사회 티켓 2매 4000원. x월 x일 xx시네마 오후 8시 50분’
22일 모 인터넷 포털 사이트. ‘죽어도 해피엔딩’ ‘스타더스트’ ‘두얼굴의 여친’ ‘사랑의 레시피’ 등 최신 영화의 시사회 티켓을 장당 2000∼5000원에 판매한다는 게시글이 올라와 있다. 현재 방영중인 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 시사회(6월 19일) 티켓 판매 게시글도 남아 있다.
게시자는 각종 온오프라인 이벤트에 응모해 당첨된 시사회 티켓을 극장 상영에 비해 25%에 불과한 가격에 판매한다.
게시물을 본 구매자는 판매자가 공개한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 티켓 값을 송금한 다음 온라인 아이디를 메일로 받는다. 판매자는 무료로 얻은 시사회 티켓을 판매해 수익(?)을 올릴 수 있고, 구매자는 정가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영화를 볼 수 있다.
영화사들이 마케팅 차원에서 실시하는 일반인 대상 시사회 이벤트 티켓이 이처럼 인터넷을 통해 버젓이 유료로 판매돼 영화산업의 물을 흐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반적으로 2만∼3만명 가량의 관객을 대상으로 하는 영화시사회는 일반 기업이나 영화 관련 업체들이 영화 개봉 전에 마케팅수단으로 기획하는 일종의 이벤트다. 블로그나 미니홈피가 일반화된 요즘은 시사회를 본 관객들이 자신의 개인 블로그 등에 올리는 영화평이 흥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시사회의 비중은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일부 영화의 경우는 경품을 제공하는 등 시사회에 점차 공을 들이고 있다.
시사회 티켓을 돈을 주고라도 구입하는 추세는 소비자 입장에서 볼 때 정식 개봉 전에 보고 싶은 영화를, 그것도 저렴한 가격에 볼 수 있어 확산추세다. 하지만 상품으로 치면 ‘비매품’을 돈 주고 사는 격이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영화 관계사 측은 매우 불쾌해하고 있다. 고객 이벤트 차원에서 제공하는 행사에 대해 이용자가 임의로 가격을 매겨 영화 콘텐츠를 ‘싼값’에 ‘유통’시키는 형국이 되기 때문이다. 돈을 주고 보려면 개봉 후에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는 게 맞다는 입장이다. 또 시사회 티켓 구매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 경우 해당 영화 및 영화사 등의 이미지에 크든 작든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영화 예매권의 경우 사고 파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시사회 행사는 철저한 본인 확인을 통해 진행되기 때문에 티켓 판매는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온라인 영화 예매 사이트인 맥스무비 역시 “현장에서 많은 인력을 동원해 신분증 대조를 통해 본인 확인 후 입장시킨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영화사들은 이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구체적인 대응책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개봉 전 영화를 보고 입소문을 기대한다는 점에서 이벤트 당첨자나 시사회 티켓을 저렴하게 구입한 사람들도 고객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
화인웍스 관계자는 “시사회 티켓의 판매에 대해 환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개봉 전에 영화를 보고 싶어 하는 고객들을 제제할 수 있는 방안이 현재로서는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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