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홈피] 소설가 이외수 미니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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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노털의 하악하악 소통법’ 이름부터가 심상찮다. 소설가 이외수의 미니블로그(playtalk.net/oisoo)는 재기발랄한 생각들로 가득하다. 긴 머리와 수염 때문에 인터넷하곤 담을 쌓고 은거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선 곤란하다. 컴퓨터도 일반적인 윈도 기반 제품이 아니라 애플의 맥을 사용한다. 최소한 컴퓨터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 채 인터넷 선만 꼽아놓은 건 아니란 얘기다. 게다가 요새는 닌텐도의 휴대용 게임기를 새 친구로 삼았다는 말도 있다.

 

 지난 3월 28일 만들어져서 방문자가 벌써 10만명이 넘었으니 인기도 꽤 높다. 비결은 역시 툭툭 던지는 것처럼 보이는 한두줄짜리 글의 위트와 유머. ‘기상청 예보가 자주 틀리는 건 직원들 건강상태가 매우 양호하다는 증거다. 직원들 중에 신경통 환자가 한 명만 있어도 그 정도로 헛다리를 짚지는 않을텐데’ 등을 읽으면 피식피식 웃음이 나온다. 표현도 상큼하다. 평소에 새롭고 재미있는 표현이라 좋아한다고 말한 것처럼 ‘조낸’ ‘옵하’ ‘쩐다’ 같은 단어도 심심찮게 보인다.

 이런 글만 있다고 단정하는 건 완벽한 오산.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게) 진리는 아니다. 때로는 지식의 백태가 끼어 정작 보아야 할 진체를 보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처럼 생각에 잠기게 만드는 글들이 많다. 때때로 이씨의 유려한 문장을 긴 글로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미니블로그란 태생적 한계가 아쉬울 뿐이다.

 블로그 이름에 왜 ‘하악하악’이 들어갔는지 생각해 볼까.

 (8월 14일 새벽 세시) ‘하루 일곱 갑 피우던 담배, 어제는 두 갑으로 줄였다. 이만하면 괜찮은 의지력이라고 자뻑하고 있다. 이제 야동만 줄이면 된다. 하악하악.’ (같은날 오후 네시) ‘건강을 위해서 담배는 끊더라도 회춘을 위해서 야동은 끊지 말라는 플토커들의 순수한 동포애를 액면 그대로 받아 들이기로 작정했습니다. 아끼시는 작품이 있으시면 공유는 못하더라도 주인공의 이름이나 제목 정도라도 공개하는 센스, 마른침을 소리나게 꿀꺽 삼키면서 환영합니다.’

  최순욱기자@전자신문, choisw@

재미 ★★★★★(5개)

정보 ★★☆☆☆(2개)

구성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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