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차이나유니콤으로부터 인수한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전환하기로 한 것은 세계적 통신 소비국으로 부상한 중국시장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애초 SK텔레콤은 지난해 7월 차이나유니콤 홍콩상장법인 CUHK(China Unicom Limited)에서 10억달러 규모의 CB를 매입했는데 이를 8억9974만여주의 주식으로 전환하는 한편 이사 지명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이번에 전환하는 주식은 CUHK의 지분 중 6.6%에 해당하는데 이로써 SK텔레콤은 차이나유니콤의 1대 주주인 차이나유니콤 그룹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SK텔레콤의 이번 조치는 중국 2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차이나유니콤과 전략적 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대 중국 진출 기반을 더욱 확고히 다지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SK텔레콤은 이달 초 중국 내 통신사업을 담당하는 지주회사인 ‘SK텔레콤(차이나)홀딩’을 계열사로 편입시키기도 했다.
국내 통신시장은 수요가 포화상태에 이르러 지난 몇 년간 통신업체들의 매출 합계가 40조원 근방에서 정체돼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해외시장 진출이 우리 통신업체들의 절체절명의 과제로 부상했는데 실제로 SK텔레콤 과 KT 등은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해외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해왔다.
얼마 전에도 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은 개방을 하든 안 하든 통신시장은 이미 글로벌 전쟁터로 변했다면서 누군가 해외로 나간다면 SK텔레콤이 그 일을 맡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매출 10조원이 넘는 SK텔레콤이 제대로 성장하려면 매년 1조원 정도의 매출을 더 올려야 하는데 이는 포화 상태인 국내 통신시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지난달 말 남중수 KT 사장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러시아 이동전화 자회사(NTC) 100만 가입자 돌파 기념식에서 신흥시장(이머징마켓)뿐만 아니라 선진국 통신시장 진출도 배제하지 않겠다며 해외시장 진출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우리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통신사업자들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해외 시장 진출과 성공이 꼭 필요한데 이번 SK텔레콤의 조치는 이런 의미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중국 정부는 현재 자국 통신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구조조정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변화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SK텔레콤의 중국 내 입지가 달라질 터인데 이번 CB 주식 전환은 분명 SK텔레콤의 중국 시장 진출에 가속화를 가져다줄 것이다. SK텔레콤의 우수한 운영 노하우가 중국시장에 제대로 결합하면 새로운 가치 창출은 물론이고 시장 파괴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기대된다.
사실 그동안 SK텔레콤의 해외사업은 순탄하지 못했다. 지난해 5월 ‘힐리오’라는 브랜드로 선보인 미국 이동통신사업은 가입자와 매출 면에서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진출 4년째를 맞은 베트남 이동통신사업도 국내와 달리 후발사업자로서 어려움을 겪으며 큰 성과가 나지 않고 있다. 물론 규제가 심한 통신산업의 특성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성과를 기대하는 건 금물이다.
이번 전환사채의 주식 전환을 계기로 SK텔레콤은 해외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기 위해 보다 심기일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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