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위원회가 KT의 PCS재판매 관련 심결을 또다시 연기했다. 지난달 142차 회의에 이어 두 번째다. 신고가 접수되고 6개월이 넘도록 결론이 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통신위는 재판매 시장 활성화 취지를 비롯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됐지만, 아직 정부 방침 등 세부사항이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보다 심도 있는 검토를 위해 차기 위원회에서 재논의하기로 했다고 심결 유보 사유를 밝혔다.
하지만 통신위의 설명처럼 심결 유보의 ‘적’이 진짜 외부에 있는 것일까? 업계에서는 통신위의 전문성 결여가 심결 지연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통신위는 설립 초기부터 전문성 논란에 휩싸여왔다. 현재 통신위는 상임위원은 단 한 명에 나머지 5명의 위원은 다른 직업을 가진 비상임위원이다. 게다가 이들의 전공도 가정학·도시공학 등으로 ‘통신’과 관련이 없다. 전문위원회에 비전문가가 대거 포진하고 있는 것이다. 심결 과정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시장의 이해가 떨어지고 일부 위원은 사안을 제대로 인지조차 하고 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우리나라 통신 기술과 시장은 매일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하는 등 나날이 고도화·복잡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비전문가로 통신위를 구성하는 것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물론 전문가라고 모두 ‘솔로몬의 지혜’를 가진 것은 아니지만 기술과 시장의 이해도는 높기 때문에 비전문가보다 문제 접근이 빠를 것이다. 특히 재판매는 매우 첨예한 사안으로 정부의 규제 로드맵과 업체 간 이해관계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해결하기가 어려운 분야인만큼 전문가 인력풀이 중요하다.
진입규제 완화와 경쟁 활성화를 두 축으로 하는 정부의 통신규제로드맵에 따라 통신시장은 소매규제에서 도매규제로 급격하게 넘어가고 있다. 이런 시점에 통신시장을 규율하는 기관에서 몇 달째 답을 내놓지 못하면서 업계는 향후 재판매 전략을 어떻게 짜나가야 할지 막막한 처지다. 통신위원회가 재판매에서 길을 잃었다.
황지혜기자<정책팀>@전자신문, got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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