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교육방송에 대한 공익채널 지정을 추진하던 EBS가 뜻밖의 복병을 만났다.
지난 4월 개국한 EBS잉글리쉬가 공익 채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기존 공익 채널로 지정된 수능(플러스Ⅰ) 또는 초중등(플러스Ⅱ)의 공익 채널 지정이 취소될 수도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이들 공교육 사이트 중 하나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의 외면을 받아 케이블TV 가입자들은 볼 수 없게 될 수 있다.
◇방송위 새 고시 공익채널 위협?=이는 지난 14일 방송위원회가 전체회의에서 의결한 2007년도 공익성 방송분야 고시에 따른 것. 이에 따르면 EBS는 전체 6개 분야 중 △공교육 보완(플러스1 또는 플러스2) △사회교육 지원(영어 전문 채널) 등 2개 분야에서 공익 채널 지정이 가능하게 됐다. 1개 분야당 1개 채널만 지정토록 한 것이 이번 공익채널 관련 고시의 원칙이다.
EBS로서는 이번 결정에 따라 지난 4월 EBS잉글리쉬 방송 시작 이래 줄곧 요구해 오던 영어 전문 방송의 공익 채널 지정 문제는 해결했지만 기존 2개의 공교육 공익 채널 중 하나를 잃게 될 위기에 처했다.
방송위 측은 “1개 분야에 1개 채널을 원칙으로 한다”면서 “단, 1순위 콘텐츠 공급자의 공급 및 채널운영 능력이 미흡할 경우 예외적으로 2개 사업자까지 둘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복병 만난 EBS, 향후 방향은=EBS는 이에 대해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EBS 관계자는 “최악의 상황”이라면서 “이같은 결정을 일부 염두에 두긴 했지만 실제로 벌어질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상호 EBS 편성센터장은 “아직 방송위원회가 공식적으로 공고를 낸 것도 아니므로 사안을 미리 짐작해서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EBS 내부에서는 공교육 보완 채널 중 하나가 빠져야 한다면 플러스I(수능)보다는 플러스II(초·중등)가 빠지는 게 나은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을 정도다. 플러스II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지도나 수요가 높은 플러스I이 빠지게 되면 소비자들이 SO에 요청해 채널 할당을 기대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공익채널 지정 요구, 왜?= 공익채널로 지정되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위성방송사업자(스카이라이프)는 분야별로 1개 채널을 의무적으로 송출하도록 돼 있다. 종합유선 방송(SO)의 가용 채널이 70여개인데 비해 신청을 원하는 PP(프로그램 공급사업자)의 수가 200개 이상으로 공급에 비해 수요가 월등하게 많다.
오락성보다는 교육적 측면이 강한 방송들은 수익성을 추구하는 SO들에게는 환영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공익채널로 지정돼 의무 송신이 되야만 1300만명에 이르는 케이블TV 가입자들에게 노출이 될 수 있다.
EBS잉글리쉬의 경우 현재 200만명에 불과한 스카이라이프 가입자만 시청할 수 있을 뿐 1300만명에 이르는 케이블TV 가입자들은 볼 수 없도록 돼 있다. 또 인터넷 사이트(www.ebse.co.kr) 등을 통해서만 시청할 수 있다. 하지만 인터넷의 경우는 전체 60개 프로그램 가운데 해외에서 수입한 13개 프로그램은 저작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인터넷에서 시청할 수 있는 콘텐츠는 제한적이다.
한편, 방송위원회 측은 공익성 방송분야 고시에 따른 공익채널은 별도의 선정심사위원회 구성·운영을 통해 선정하고, 오는 11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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