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유럽시장을 뚫어라”

 ‘북미만큼 매력적인 유럽 게임시장을 뚫어라.’

 한국 게임업계가 높은 초고속인터넷 보급률을 바탕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유럽 온라인게임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전면 공세에 나섰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 넥슨, NHN, 네오위즈게임즈 등 선도 업체는 물론 엠게임, 엔트리브소프트, 액토즈소프트 등 중견업체들까지 가세, 전방위에서 루트를 개척하고 있다.

 한때 북미 게임시장에 종속된, 부차적인 지역시장으로 간주돼 왔던 유럽이 빠른 초고속인터넷 보급과 함께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북미시장을 능가하는 신흥 전략지로 부상하면서 현지시장을 보는 한국 게임업체의 눈매도 180도 달라졌다.

 ◇한국업체 ‘파상 공세’=오는 23일(현지시각)부터 26일까지 독일 라이프치히 메세에서 열리는 유럽최대 게임전시회 ‘게임컨벤션(GC)2007’에는 엔씨소프트가 독일 현지 디스트리뷰터인 플래시포인트사의 부스를 통해 직접 참가한다. 부스에선 올 가을 북미부터 서비스하게 될 ‘리처드 게리엇의 타뷸라라사’를 주력으로, 한국에서 10월 선보이는 ‘아이온’, ‘길드워’의 첫 확장팩 등 3개 타이틀이 집중 소개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 말에는 넥슨, NHN, 네오위즈게임즈, 엠게임, 액토즈소프트, 엔트리브소프트 등 한국업체 8곳으로 구성된 ‘한국 게임산업 사절단’이 주한영국대사관 무역 및 투자청 주선으로 영국에서 열린 ‘디벨로프 콘퍼런스&엑스포(DCE)2007’에 다녀왔다.

 우리 게임사절단은 현지에서 세계 각국에서 온 업체과 유럽 현지의 유력 개발사·퍼블리셔들을 폭넓게 만나면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사업 전개 방향을 모색했다.

 ◇초고속인터넷 ‘확장일로’=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매년 집계하고 있는 초고속인터넷보급률에서 유럽 주요 국가들은 한국은 물론 미국·일본 등을 제치고 보급률 상위권을 싹쓸이하다시피 하고 있다.

 아이슬란드, 네덜란드, 덴마크 등이 OECD 평균 가입률의 배를 넘어섰고, 스위스,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벨기에, 영국, 프랑스, 룩셈부르크, 오스트리아,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등이 모두 OECD 평균을 웃돌고 있다.

 이 같은 환경적 변화에 힘입어 온라인게임 콘텐츠 수요가 이전과 달리 급성장할 가능성에 기대를 걸게 하고 있다. 우리 온라인 게임전문가들은 유럽의 잠재 온라인게임 수요층이 북미보다 더 폭넓고 깊다는 공통적 시각을 갖고 있다.

 ◇현지 기업·정부 ‘관심 고조’= 영국 정부는 이런 변화 흐름에 가장 빨리 대응에 나선 사례다. 벌써 4년여 전부터 한국 기업들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매년 투자 및 사업 협력이란 이슈를 들고 한국 업체들과 함께 본국을 찾는다.

 주한영국대사관 문수미 상무관은 “본국 정부에서도 온라인게임 및 모바일게임 공동 개발과 협력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이번 지스타2007에도 대규모 방문단을 구성, 한국을 방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유럽 현지 기업차원에서도 변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인구의 급속 증가로 미국 서버 및 여타 글로벌서버 등에 접속해서 즐기던 유럽인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현지 업체들도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최승훈 엠게임 해외사업이사는 “소비자가 움직이면 기업도 움직이게 되는 공통적 현상을 유럽도 겪고 있다”며 “그래픽, 멀티랭귀지 등에 특화된 현지기술과 한국의 온라인게임 비즈니스모델 등이 협력하는 방안을 찾는다면 미래시장에 아주 유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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