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유통시장에서 자금력 있는 대형 대리점 위주로 재편되는 추세가 심화되고 있다. 중소형 유통점의 도태는 이미 수년전부터 시작된 현상이지만 올 들어 SK텔레콤과 KTF의 WCDMA 신규가입 전쟁이 벌어지면서 작년에 비해 중저가폰 판매가 급증한 탓이다. 이통사로부터 리베이트와 보조금을 받더라도 고가폰은 통상 할부로 구입하지만, 중저가폰은 대당 일정금액을 대리점주가 오히려 부담하기 때문에 결국 중소형 대리점의 경영압박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이동통신 시장에서 WCDMA 가입자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저가폰을 통한 010 신규가입(번호이동 포함)은 기기변경에 비해 월등히 높아졌다. 이동통신 3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많게는 KTF의 경우 지난해 76% 정도였던 신규 가입자 규모가 지난 상반기에는 91%로 급증했다. SK텔레콤도 지난해 5대5 정도의 비율이었던 신규 가입자와 기기변경 비중이 올 들어 8대2로 무게중심이 급속히 쏠렸다.
신규 가입 마케팅 경쟁이 심화되면서 이동통신 사업자들도 자연스럽게 중저가폰 판매에 열을 올렸다. SK텔레콤의 유통망을 관리하고 있는 SK네트웍스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단말기 평균 판매가는 31만원 수준으로 작년 평균 38만원대에 비해 크게 내렸다. KTF도 화상통화만 가능한 저가형 WCDMA 휴대폰에 비중을 쏟고, LG텔레콤도 이에 맞대응하면서 31만원대의 평균 판매가로 내려 앉은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30만원대 중반에서 후반에 이르던 평균 판매가가 뚝 떨어진 것이다.
판가 하락의 영향은 소매영업에 주력하고 있는 LG텔레콤을 제외하고 휴대폰 유통시장에서 중소형 대리점의 쇠락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대당 일정금액을 대리점주가 떠안아햐 하는 중저가폰 판매가 늘면 결국 자금력 있는 대형점으로 쏠림현상이 가속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대형 유통점 위주의 시장 재편 현상은 이미 수년전부터 조짐이 보였지만 올 들어 중저가폰 판매가 급증하면서 완전히 굳어진 현상”이라며 “대형점은 더욱 커지고 일부 중소형점들은 판매점으로 도태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때 각각 1500개 안팎에 달했던 SK텔레콤과 KTF 대리점은 현재 1200여개 정도로 줄어든 상황이며, 특히 이 가운데 상위 100∼200개 점포가 전체 실적을 좌우하는 양상이다.
일찌감치 소매영업으로 전환한 LG텔레콤과 달리 여전히 SK텔레콤·KTF는 자금공세를 통한 도매 판매에 의존하고 있는 탓이다. LG텔레콤 관계자는 “결국 휴대폰 유통구조도 규모의 경제가 작용한다고 볼 수 있지만 과도한 리베이트로 중저가폰이 늘면 중소형 유통망은 상대적으로 위축된다”면서 “WCDMA 가입자 경쟁이 계속되는 한 당분간 이런 양상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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