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로 치솟던 코스피지수가 지난 주말 80p(-4.09%)나 빠져 충격을 줬다. 이 하락 폭은 93p가 떨어졌던 지난 2004년 4월 17일 이후 가장 크다고 한다. 충격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은 이런 수치가 사상최고를 기록한 뒤 이틀만에 나왔다는 사실이다.
실제 코스피는 지난 25일(수) 사상 최고치이자, 국내 주식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받아들여진 지수 2000을 훌쩍 넘어 각계를 흥분시켰다. 그러던게 다음날 40p가 떨어지더니 그 다음날인 27일 다시 80p가 빠진 것이다.
27일의 폭락 원인으로는 미국발로 시작된 세계 증시의 동반하락 사태를 빼놓을 수 없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우려로 다우지수가 2.26% 급락한 것을 계기로 영국,프랑스,독일 증시가 잇따라 2∼3%씩 떨어진 것이다. 이런 여파로 같은날 일본(니케이), 대만(자취안), 홍콩(항셍) 등 아시아 증시도 2∼4%씩 급락했다. 이런 여파로 한국 증시를 좌우해온 외국인들이 매도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코스피의 폭락이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부실이나 아시아 시장의 동반 급락만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믿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코스피 폭락의 원인으로는 무엇보다도 단기급등에 대한 부담을 빼놓을 수 없다. 예컨대 코스피 지수가 1400(2006년 1월4일)에서 1500(2007년 4월9일)을 돌파하기까지 15개월 이상 걸렸지만 1500에서 2000을 돌파까지는 불과 100여일 밖에 걸리지 않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외국인들의 한국 탈출욕구가 가시화되면 주가 조정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지수 3000에 대한 기대가 유효한 이상, 이번 조정은 오히려 가격부담으로 자금 집행을 늦춰온 기관들에게 신규매수 기회를 가져다 줄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주는 외국인의 움직임에 빗대서 기관과 개인의 유동성에 대한 향방이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집중되는 한 주가 될 것이다.
서현진정책팀장 j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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