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찍고, 한라산 넘어, 백두산으로.’
요즘 여의도 증권가에서 들리는 우스갯소리 가운데 하나다. 코스피지수가 지난 5월 금강산(최고높이 1638m)을 올라선 뒤 이달 들어 한라산(1950m)까지 넘어서자 조만간 백두산(2744m) 정상에도 오르지 않겠냐는 기대감을 빗댄 말이다.
올해 국내 증시는 사상 유례 없는 상승장을 연출했다. ‘파죽지세’ ‘거침 없이 하이킥’ ‘불붙은 증시’ 등의 표현은 이미 지난 5월 1600, 1700선을 잇따라 돌파할 때부터 쓰였으니 지금의 장세는 달리 뭐라 형용할 말조차 없을 정도다.
정부와 증시 전문가가 이런 식으로 숨가쁘게 오르다가는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도 역시 지난 5월부터니 이제는 ‘상투’니 ‘꼭짓점’이니 하는 말도 와닿지 않는다.
다만 아쉬운 것은 국내 주식시장의 핵심 축을 담당했던 IT기업의 역할이다. IT기업의 주가는 지난달부터 기운을 되찾고는 있지만 아직 ‘2%’ 부족하다. 삼성전자·LG전자 등으로 구성된 전기전자업종지수는 정작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어서던 24∼25일에 이어 26일까지 사흘 연속 하락했다.
증시 전문가는 IT기업의 회복 없이는 2000선 안착이 힘들다고 말한다. 실제로 코스피지수는 IT주의 뒷받침이 따르지 않자 26일 1960선으로 큰 폭으로 밀려나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 우려감을 높였다.
한라산에서 백두산까지 가는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한라산까지 오는 길을 조선·건설 등 구 산업군이 닦았다면 백두산으로 가는 길은 IT기업이 여는 것이다.
증시 전문가도 2000시대의 주도 업종은 IT업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다. 그 예상처럼 언젠가 백두산에 오르는 날에는 IT기업이 가장 먼저 정상에 올라 뒤이어 오르는 기업의 손을 잡아주기를 기대해본다.
이호준기자<정책팀>@전자신문, newle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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