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Image](https://img.etnews.com/photonews/0707/070724105640_1516810225_b.jpg)
벽은 물론이고 심지어 천장까지 기어 다니는 게코도마뱀의 신비는 오랜동안 전세계 과학자들의 연구대상이 돼 왔다.
지난 2000년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이 밝혀낸 바 있는 게코도마뱀의 비밀은 발바닥에 있다. 가느다란 털 형태의 수많은 섬모를 가진 게코도마뱀의 발바닥은 섬모와 벽면 사이에 끌어당기는 힘(반데르발스 상호작용)으로 경사면에서도 몸체를 지탱할 수 있도록 한다.
게코도마뱀의 발바닥은 길이 50∼100마이크로미터(μm), 지름 5∼10μm인 수백만 개의 강모로 덮여 있고 다시 하나의 강모는 수백 개에 달하는 주걱 모양의 섬모(길이 1∼2μm, 지름 200∼500나노미터)로 갈라진다. 이들 섬모의 개별적인 접착력은 약하지만 수억 개가 합쳐지면 도마뱀 무게의 수십배까지도 벽면에 붙일 수 있다.
이 같은 게코도마뱀의 신비는 기존 접착제의 대체소재 개발을 향한 과학자들의 활발한 연구활동을 낳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스탠퍼드대 박사과정의 김상배씨가 마크 컷코스키 교수와 함께 미끄러운 벽을 빠르게 올라가는 도마뱀 로봇, ‘스티키봇(Stickybot)’을 개발, 타임지가 뽑은 2006년 최고의 발명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리고 최근 미국 연구진에 의해 게코 접착테이프가 선보였다. 렌슬러공대와 아크론대 연구자들은 탄소나노튜브 털로 덮힌 고분자 표면을 이용해 실제 게코보다 4배나 접착력이 강한 인공 게코 테이프(gecko tape)를 개발했다.
나노튜브는 게코 발바닥에 나있는 수천 개의 미세 털을 본딴 것. 이 털은 게코가 접촉하는 어떠한 표면과도 약한 결합을 형성해 발을 옮겨 몸을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연구팀은 게코의 발바닥보다 우수한 물성을 가지며 반복적으로 착탈할 수 있는 접착패치 시제품을 완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자얀 렌슬러대 교수는 “여러 사람들이 고접착표면으로 탄소나노튜브 필름과 다른 섬유구조들을 사용해 게코 발바닥을 흉내내는 시험을 해봤지만 접착력과 가역성 시험에서 낮은 성공률을 보였다”며 “이번에 마이크로 패턴화된 나노튜브로 이뤄진 불균일한 구조와 적절한 크기와 탄성을 가진 나노튜브가 필요하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게코도마뱀의 발바닥을 본딴 접착제와 기구는 로봇용 발바닥은 물론이고 반도체 제조공정이나 우주인 활동 등에도 활용이 기대된다. 깨끗한 진공환경에서 작업이 요구되는 반도체 공정에서 웨이퍼를 옮길 때 효과적인 활용이 가능해며 대부분 진공상태에서는 잘 붙지 않은 기존 접착제를 대신해 우주인이 이용하면 더욱 자유로운 공간 이동이 가능해질 것이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