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은 ‘삼성 TV’로 세상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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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시내 전자전문점 딕슨스의 TV코너. 즐비한 평판TV들 사이로 삼성전자의 보르도 디자인을 채택한 LCD TV들이 눈에 들어온다. 소니·샤프 등 일본산 제품들도 나란히 진열돼 있지만 이 매장에서 파는 LCD TV 세대중 한대는 삼성전자의 LCD TV이다.

프랑스 유통전문점 프낙에서도 삼성전자 평판TV는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높아진 브랜드력에 LCD TV 뿐만 아니라 PDP TV도 잘나간다. 덕분에 삼성전자는 최근 프랑스에서 TV 판매량 1위를 달성했다.

‘보르도’로 대변되는 삼성전자의 평판TV가 세계를 휩쓸고 있다. 보르도는 내수용 LCD TV에 국한된 펫네임이지만 삼성 평판TV의 품질과 혁신적 디자인이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각국의 바이어들도 ‘보르도’를 다 알고 있다.

평판TV로의 수요 전환이 비교적 빠른 유럽의 경우, 이미 TV 판매량의 80%가 평판TV이다. 삼성전자가 일찍이 해외시장 개척에서 나서면서 현지 주요 국가의 LCD TV 시장 20% 이상을 점유했고,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소니와 샤프는 유럽시장에서 각각 10%와 5%대로 점유율이 뚝 떨어졌다. LCD TV의 강세는 PDP TV 판매 호조세로 이어져 삼성전자가 글로벌 PDP TV 최강자인 마쓰시타(파나소닉)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 지역이 늘고 있다.

엎치락뒤치락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북미시장에서도 삼성전자가 지난 2분기 소니를 제치고 1위의 자리를 굳건히 지킨 것으로 예상됐다. 비수기이지만 판매량과 매출이 모두 10% 이상 모두 늘어나 견고한 상승세를 이어갔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높아졌다. 지난 3월 출시한 보르도 플러스가 3개월만에 75만대가 팔리는 등 빠른 속도로 안착하고 있는데다 40∼57인치대 대형 제품군의 라인업을 고루 갖춰 소비자들의 선택폭을 넓힌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디지털미디어총괄 기획팀장 박두의 상무는 “2분기에는 TV 판매량 뿐만 아니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억 달러, 전분기 대비 2억 달러가 늘어 상승세를 이어나갔다”면서 “원달러환율은 높고 일본 엔화는 낮은 악조건 속에서도 큰 성과를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진검승부는 이제부터다.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판매량이 50% 가까이 성장, 총 5000만대의 평판TV 수요가 발생해 한 해의 성과를 가늠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선진시장에서는 LED 광원을 채택한 세계 최초 70인치 풀HD LCD TV 등으로 첨단 기술력을 알리고 유통망을 다원화하는 한편, 동남아·중남미 등 디지털방송 전환 수요가 있는 국가를 개척하는데 힘을 모을 계획이다. 급락하는 가격에도 이익율을 제고할 수 있도록 글로벌 공급망관리(SCM)를 고도화하고 원가절감 노력을 더 기울이기로 했다.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 신상흥 전무는“하반기 700만대 이상의 평판TV를 판매해 2위와의 격차를 확고히 벌이고 명실상부한 세계 1위의 왕자를 차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