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도 중요하지만 오늘은 미래 얘기를 주로 하겠습니다. 하반기에는 모든 것이 다 좋아질 겁니다.”
지난 13일 삼성전자 본관에서 열린 2분기 경영설명회에서 주우식 IR팀장은 자신감 가득 찬 표정으로 하반기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쏟아냈다. 영업이익이 1조원대 이하로 떨어진 저조한 2분기 실적에 대해서는 “아픔이 있었다. 살다 보면 그럴 때도 있지 않나?”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주 부사장은 오히려 “2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이 안 된다고 하는데 왜곡된 게 많다”며 “본사 기준이 아니라 연결 기준으로 하면 1조4000억원”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D램 비중이 커서 그렇지 모든 사업이 힘든 것은 아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하반기부터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가 살아나면서 시장 상황이 우호적으로 바뀌어 큰 폭의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도체 가격이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는 예측에서는 공급 부족(쇼티지)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지난 2분기 영업손실(본사 기준)을 기록한 디지털미디어 부문도 “TV와 프린터 시장 상황을 보면 내년에 얼마나 많은 돈을 벌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01년 4분기 이래 최악의 성적표를 갖고도 낙관적인 하반기 전망을 앞세워 IR 행사를 훌륭하게 치렀다. 경영 설명을 마친 주 부사장은 참석자들이 질문(Q&A)하기에 앞서 “하반기 포트폴리오에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라고 먼저 물었다.
그러나 해답은 삼성전자 스스로 더 잘 알고 있다. 모든 IR 자료가 그렇듯 삼성전자의 2분기 경영설명서 첫 장에도 주의사항(?)이 붙어 있다. 내용을 요약하면 ‘환율·이자율·주요 사업 여건 변화 등 불확실성으로 인해 회사의 실제 미래 실적은 예측 내용과 중대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니 책임 안 진다”는 얘기다.
주상돈기자<퍼스널팀>@전자신문, sd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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