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TT도코모 `번호이동제 쇼크`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일본 이통사업자별 월순증 가입자 수

 일본 이동통신 시장에 지각변동 조짐이 일고 있다.

 10일 C넷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일본 내 최대 이동통신사인 NTT도코모의 순증 가입자수가 최근 9개월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다. 반면에 2∼3위 업체인 KDDI와 소프트뱅크의 약진은 눈부시다. 작년 3월 소프트뱅크의 보다폰 인수와 지난해 10월 번호이동제 실시 등이 모두 NTT도코모에는 ‘악재’인 것으로 판명난 셈이다.

 ◇소프트뱅크, 두 달 연속 순증 가입자 1위=일본 전기통신사업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소프트뱅크의 지난달 순증 가입자수(신규 계약자에서 해약자를 뺀 수)는 20만4800명. 이 회사가 보다폰을 막 인수한 지난해 6월만 해도 순증 가입자수가 1만6600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증가세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5월 16만2400명의 ‘월 순증 가입자’를 을 기록, 11년 만에 처음으로 경쟁사들을 제친 데 이어 두 달 연속 수위 자리를 지켰다. 순증 가입자수에서 줄곧 1위를 지켜온 KDDI와의 가입자 격차 역시 5월 2만5000명에서, 6월 7만명으로 크게 벌어졌다.

 ◇NTT도코모, 가입자 반토막=NTT도코모의 순증 가입자수는 작년 6월 14만1000명에서 올 6월에는 8만8000명으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이 회사는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 순증 가입자수 꼴찌를 기록, 1위 업체의 체면을 구기고 있다. 특히 작년 10월 번호이동 제도 실시 이후, NTT도코모의 가입자 유출은 심화되고 있다. 번호이동제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 KDDI는 지난해 10월 이 제도 도입 이래, 전입 초과 누계가 100만건(100만7500명)을 돌파했다.

 지난 6월 한 달간 KDDI와 소프트뱅크에는 각각 5만명과 1만여명이 새로 전입해 들어온 반면에 NTT도코모의 가입자 6만3400명은 다른 이통사를 선택해 떠났다.

 ◇저렴한 요금과 멀티미디어 서비스가 경쟁력=소프트뱅크가 신규 가입자 유치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저렴한 요금. 이 회사가 지난 1월 내놓은 월 기본료 980엔의 정액제 서비스 ‘화이트 플랜’이 사용자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니케이비즈니스는 소프트뱅크가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젊은 층, 소규모 법인을 신규 고객으로 대거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KDDI 역시 번호이동제 외에도 ‘au’와 ‘츠카’ 등 양대 브랜드를 통합한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지상파 디지털 방송 ‘원세그’를 지원하는 휴대폰이 인기를 끈 것도 가입자 증감에 도움이 됐다.

 NTT도코모는 휴대폰 하나로 2회선 번호와 메일 주소를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최근 출시, 반격을 노리고 있지만 상황은 좋지 않다.

 지난 5월 발표한 이 회사의 ‘2006년도 회계 결산’에 따르면 매출은 전년 대비 0.2%가량 증가했지만, 휴대폰 사업 판매 비용 상승으로 영업 이익은 3년 연속 7% 감소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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