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신소재 미래는 신뢰성 평가시스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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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부품소재 산업의 발전은 효과적인 ‘신뢰성 평가’ 시스템에서 시작된다.”

 조립·완성품의 근간이 되는 소재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높은 신뢰성이 요구되는 고부가 첨단제품은 여전히 일본 등 선진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실정이다. 특히 최근 들어 금속·세라믹·고분자 등 다양한 재료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신소재에 대한 연구와 활용이 빈번해지면서 이들 하이브리드 소재를 제대로 분석, 평가해 상용화를 돕는 신뢰성 평가 시스템 개발이 향후 국내 소재산업의 진정한 도약을 이끌어낼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인식과 노력이 확산되고 있다.

 ◇하이브리드소재=하이브리드소재는 원재료물질(세라믹, 금속, 고분자, 나노재료), 미세조직(결정질·비정질·기공), 미세구조 크기(마이크로·나노), 소재 제조공정 등의 상호 유기적인 결합을 통해 과거에 없던 신기능·고기능을 구현하는 미래소재를 말한다.

 하이브리드소재는 환경·전자·생체 등 고기능이 요구되는 여러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다. 세계 세라믹스 시장규모는 연간 약 160억달러이며 이가운데 하이브리드 세라믹스는 약 25억달러로 매년 8%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하이브리드 소재는 아직 선진국에서도 짧은 개발 역사와 평가기술을 갖고 있는만큼 우리나라가 이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면 소재 산업 분야에서 기술격차를 해소하고 시장을 선점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뢰성 평가기술=새로운 소재가 실제 제품에 적용,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신뢰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신뢰성은 어떤 아이템이 미리 정한 환경 조건에서 정해진 기능을 얼마나 오랜 시간 일정 상태를 유지하는가를 뜻한다. 신뢰성 평가를 통해 나타난 수명·고장률, 그리고 원인 등의 분석 데이터는 다시 설계에 반영돼 최적의 소재 개발로 이어진다.

 과거와 달리 신제품 개발에서 출시에 이르는 시간이 매우 짧아지고 있다. 이는 곧 신뢰성 평가에 소요되는 시간의 단축도 병행돼야 함을 뜻한다. 또 기존에는 제품 출시 후 발생한 문제를 토대로 한 사후평가적 측면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사전에 수명 등 다양한 특성을 예측하기 위한 검사가 선행되는 추세다. 사후평가로 발생하는 비용을 수백분이 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신뢰성 평가의 주요항목중 하나인 수명 부문은 실제 사용 환경보다 가혹한 조건에서 단기간 내에 고장을 유도하는 ‘가속수명시험(ALT)’이 앞서 이용돼왔고 최근에는 제품의 성능향상으로 가혹한 조건에서도 단기간 내에 고장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시간에 따른 성능의 열화를 추정, 수명을 예측하는 ‘가속열화시험(ADT)’이 도입되기도 한다. 또 컴퓨터를 이용해 소재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시뮬레이션하는 ‘VQ(Virtual Qualification)법’도 활용된다.

 ◇소재산업 강국을 향해=이희수 부산대 교수(재료공학과)는 최근 작동부하, 환경부하 등 주요 인자들에 따른 고장분석을 통해 다양한 하이브리드 소재의 신뢰성을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이 교수팀은 지난 4년간 세라믹 필터, 광전소자용 다층구조 기판, 다층구조 압전소자 등 각종 하이브리드 재료의 특성과 성능, 수명 등을 평가할 수 있는 메카니즘과 시스템을 구축, 국내외 업체들을 대상으로 기술자문을 실시중이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는 반도체·디스플레이·자동차·조선 등에서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갖고 있지만 부품소재 분야의 해외 의존도는 매우 높다”며 “이들 분야에 대한 기술 자립화를 위해 제조기술 뿐만 아니라 개발된 제품의 신뢰성을 입증할 평가기술이 동시에 개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산업자원부)도 올해부터 ‘부품·소재 신뢰성기반기술 확산사업’을 통해 대학·연구기관 등과 기업간 연계를 지원해 부품소재 산업의 질적 제고를 꾀하고 있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