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업체들이 차세대 선행 장비기술 개발의 방향을 읽을 수 있는 핵심 지표인 내부 기술로드맵(첨단공정 개발일정 및 규격 등)을 국내 중소협력업체들과 공유한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는 지금까지 일부 해외 선진장비업체 및 자회사들과만 공유하던 기술로드맵을 국내 중소협력업체들에도 공개키로 하고 내부적으로 그 방법과 범위에 대한 논의에 착수했다.
지난 30년간 해외 장비에 핵심 기술을 의존해 온 국내 반도체업계는 관행적으로 내부 기술로드맵을 선진장비업체에만 공개, 국내 장비업체와 해외 선진 장비업체 간 기술격차를 벌이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의 첫 번째 사례가 될 이번 공유 결정은 국내 장비업계의 차세대 장비 개발 역량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국내 반도체장비산업 발전에 일대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반도체업계의 기술로드맵 공개 방침은 △기술개발환경이 과거 선진장비업체들의 표준장비에 의존하면 됐던 2등 전략(추종자)을 버리고 1등 전략(차별화)으로 변화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고 △이를 위해서는 국내 장비업계의 저변확대가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즉 더 이상 전 세계 모든 반도체업체와의 공유를 전제로 해야 하는 선진장비업체와의 밀착 개발로는 1등 수성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과 이미 기술개발 주도권이 과거 선진장비업체 중심에서 반도체소자업체로 넘어 왔다는 자신감도 배경에 깔려 있다.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소 기술총괄 송지호 부사장은 “기술로드맵은 외부에 공개하는 않는 대표적인 정보보안 사안이기 때문에 국내 장비업체들은 차세대 장비에 대한 정보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삼성전자는 국내 장비업계가 표준장비 및 선행장비 표준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기술로드맵을 제공하고 개발된 표준기술을 자사가 내부적으로 발전시키는 새로운 협력모델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닉스반도체 박성욱 연구소장도 “앞으로는 국내업계에 로드맵을 공개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미 몇몇 업체와는 사안별로 로드맵을 공유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고영범 기술센터장은 로드맵의 공개 수준과 관련 “(사안별로 차이가 있기 때문에)딱 뿌러지게 해외경쟁사 수준이라고 말할 수 없지만 일정 범위에서 로드맵의 제공은 필요하다고 본다”며 “국내 중소 협력업체와의 관계가 한층 확대될 수 있도록 국내 장비업체들이 빠르게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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