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너무 성급한 u시티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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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시티란 도시의 지상과 지하 공간에 전자센서를 설치, 실시간으로 현장 상황을 인식하고 통신망을 이용하여 통합도시정보센터에서 정보를 모아 언제 어디서나 주민에게 서비스하는 미래정보 도시다. 따라서 센서와 통신기술, 다양한 콘텐츠 제공을 위한 통합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핵심 요소이며 막대한 건설비용도 수반된다.

 최근 u헬스·u재난·u교통·u교육 등 ‘u’가 유행하면서 현 정부 들어 지역 발전의 양극화를 해소하고자 지정한 행정도시와 혁신도시·기업도시 등 37개 지역에서 u시티를 앞다퉈 추진 중이다. 이러다 보니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많은 지역에서 주택공사·토지공사·대기업 등 다양한 추진 주체에 의해 동시 다발적으로 시행되는 것은 국가 예산의 중복 투자와 시행착오의 위험성이 크다. 특히 사업 추진 근거인 법이 부재한 가운데 정부 부처 간 역할 분담이 되지 않은 채 업무 중복은 물론이고 예산의 중복 투자 위험성과 함께 향후 지속적인 예산 확보도 의문시된다.

 또 기존 정보화 사업과는 달리 건설공사가 수반되는만큼 완공 이후 쉽사리 바꿀 수 없다는 점에서 서비스나 통신 인프라의 표준화가 매우 중요하나 이 역시 부재한 실정이다. 나아가 향후 유지보수 비용이나 통신방식 등이 결정되지 못해 건설 이후 주민 부담도 매우 우려된다.

 특히 심각한 것은 u시티 특성상 신도시에 구축되는만큼 구도시와 연계 발전방안이 수립되지 못해 하나의 도시 내에서도 정보 양극화가 나타날 수 있다. 향후 정보화 사회에서 이러한 정보 양극화로 인한 국민 불만은 현 정부에서 우려하는 소득이나 교육, 부동산의 양극화 못지않게 심각할 수 있다.

 이렇게 산적한 난제의 해결을 위해 첫째, 중앙정부가 서둘러 제 역할을 해야 한다. 즉, 국가 차원의 사업 로드맵이 설정돼 사업 추진 방향과 재원확보, 정부와 지자체의 역할 분담 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건교부와 정통부·행자부에서 제각기 추진 중인 u시티 건설지원법, u시티 기본법, u지역정보화관련법 등을 하나로 통합해 부처별 역할을 명시해야 한다. 그래야 지자체에서도 이를 근간으로 사업 관리 주체와 책임을 명시한 조례 제정이 가능해 사업의 영속성과 주민 수혜를 극대화할 수 있다. 아울러 구축 방법론인 USP(Ubiquitous Strategic Planning)를 개발, 사업의 장기 로드맵과 합리적 투자 계획이 도출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현재와 같이 동시다발적인 선언적 추진으로 위험 요소를 키우기보다는 정부 차원에서 소수 지역을 선정하여 시범사업의 추진을 통한 성공사례 확보가 관건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전례가 드문 만큼 우리의 여건에서 어떠한 서비스를 주민에게 제공해 수익의 창출과 유지보수가 용이한 핵심 서비스 즉, 킬러 애플리케이션의 확보가 시급하다.

 이를 기반으로 민간재원 확보, 유지보수 방안, 도시통합정보센터의 표준화, 임대 혹은 전용망 사용의 통신방식과 그에 따른 통신비용 추정 등 제반 사항을 포함하는 비즈니스 모델의 정립이 가능하다. 나아가 이러한 시범사업에서 구도시와 신도시간 단계적인 u시티 연계방안도 제시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기 구축된 핵심도시 인프라인 지리정보시스템(GIS)과 지능형교통체계(ITS)와 연계를 위한 표준화도 수립하여 정보서비스의 융합을 통한 주민편의 극대화는 물론 선진도시 인프라 관리체계를 구현해야 한다.

 개별 부처나 지자체 입장만을 고려하고 향후 대선을 겨냥해 선심성으로 성급하게 추진하기보다는 국가적 로드맵과 표준화를 근간으로 2010년에 60조원으로 추정되는 u시티 사업의 성공적 추진과 함께 FTA 시대에 기술 수출을 위한 인프라를 다지는 데 주력해야 할 시기이다.

◆김계현 인하대 지리정보공학과 교수 kyehyun@in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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