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거인’들이 에너지 절감을 위해 한데 뭉쳤다.
13일 인텔·구글·델 등 주요 컴퓨팅 업체들은 ‘기후 보존 컴퓨팅 모임(The Climate Savers Computing Initiative)’을 출범시키고 컴퓨터의 전력 효율을 높이기 위한 전방위 로비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컴퓨팅 성능이 치솟으면서 불거진 에너지 비효율성 문제에 대해 미국 산업 전반의 공감을 얻었다는 신호탄으로 국내 업체들도 친환경, 에너지 고효율 제품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 500대 기업에 전방위 로비=이번 발표는 IT 역사상 처음으로 산업 전체가 친환경 프로그램에 동참한 데서 화제를 모았다. 인텔·구글·마이크로소프트(MS)·HP·IBM·선마이크로시스템스·델 등 40여 개 업체와 MIT, 환경단체, 정부기관이 후원으로 나섰다. 이 모임은 컴퓨팅 기업들이 보다 에너지 효율적인 제품 혁신에 나서도록 독려하는 한편, 포천 500대 기업을 중심으로 에너지 고효율 컴퓨터를 쓸 것을 집중 로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0년까지 전력효율 95%까지 높이자”=에너지 절감 목표도 정했다. 현재 50∼60% 수준인 컴퓨터 전력 효율을 2010년까지 PC는 90%, 볼륨 서버는 92%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컴퓨터 사용에 따른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연간 5400만톤, 전력비용은 연간 55억달러 가량 절감할 수 있다.
특히 ‘모임’은 IT업계가 고효율 전력제품(파워서플라이)를 컴퓨터에 채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효율 부품을 쓰면 PC는 대당 20달러, 서버는 대당 30달러의 원가가 높아진다. 인텔 펫 겔싱어 부사장은 “가격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고효율 부품을 쓰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지만 많은 소비자들이 쓰기 시작하면 단가를 떨어뜨릴 수 있게 된다”면서 “소비자도 전력 자체를 아낄 수 있기 때문에 결국 비용 상쇄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부터 구글은 자체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서버에 고효율 파워서플라이를 채택키로 했다.
◇국내 기업도 전력 효율화 대비해야=미국 IT 산업계가 에너지 절감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하면서 그 파급효과도 전 세계 IT산업 전반에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기후 보존 컴퓨팅 모임은 벌써부터 PC에도 에너지 효율 등급을 라벨 형태로 부탁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전력 관리 도구 사용 관련 교육 프로그램도 내놓을 계획이다. 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는 “지구 환경 보존을 위해 전 산업계가 비용을 치르더라도 에너지 절감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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