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가 300㎜ 낸드플래시 팹(M11)이 가동되는 내년 4월을 전후해, 청주단지의 200㎜ 낸드플래시 생산 팹의 가동은 모두 중단한다. 그러나 200㎜ D램 생산 팹인 이천 M7라인은 추가 투자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가동기간도 향후 2, 3년 이상 연장한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닉스반도체는 내년 상반기 청주공장의 M8, M9 라인의 가동을 중단하고, 이들 라인의 유휴 장비를 일괄 매각하는 쪽으로 200㎜ 팹 처리 문제의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천공장의 M7라인은 지속적으로 생산규모를 키워, 경쟁력을 제고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하이닉스는 M7라인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으로 신규 투자보다는 M8·M9 라인의 일부 유휴장비를 전환 투입하는 방법을 활용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닉스반도체가 200㎜ 팹 가운데 낸드플래시 라인을 우선 정리하기로 한 이유는, 낸드플래시 시장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D램에 비해 낸드플래시 쪽이 200㎜ 팹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는 환경이 더 빠르게 도래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아직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하이닉스반도체는 M8·M9 라인을 300㎜ 팹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으로, 조만간 팹 건설 로드맵에 M8·M9 업그레이드 계획을 포함시킬 예정이다.
하이닉스의 M8·M9 정리 계획이 일부 노출되면서, M8·M9의 장비를 중고로 구매하려는 업체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금융권 한 고위관계자는 “하이닉스 반도체가 내부적으로 M8·M9 라인을 정리하기로 결정하고 장비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복수의 중고장비 거래업체와 캐피털업체 등이 하이닉스에 구매제안서를 제출하고 있으며, 하이닉스도 복수의 업체가 제시하는 매각 가격을 놓고 검토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하이닉스반도체 M8·M9라인은 생산규모가 월 웨이퍼투입기준으로 30만장에 육박하고 있고, 실제 장비 투자비만 1조 5000억∼2조원이 투입된 팹이다. 이 때문에 M8·M9 라인의 모든 장비를 한 업체가 일괄 매입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수준이어서, 분할 매각 형태로 거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김종갑 하이닉스반도체 사장은 200㎜ 팹 매각과 관련한 직원들의 동요를 의식, 7일 사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최근 200㎜ 팹의 수익성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 현재 어떤 팹을 어떻게 활용할 지는 결정된 바 없으나 일부 200㎜ 팹을 정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며 “그러나 200㎜ 팹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휴 장비 매각 대금을 투자 재원으로 새로운 투자를 진행할 것이기 때문에 직원 여러분들은 한층 개선된 장비를 쓰게 되거나 다른 팹에서 새 역할이 주어질 것이므로 전혀 걱정하실 것이 없다”고 밝혔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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