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 국제무역위원회(ITC)는 7일(현지시각) 반도체 업체인 퀄컴이 경쟁사인 브로드컴의 특허기술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앞으로 퀄컴의 반도체 칩이 내장된 신형 휴대폰의 미국 내 수입을 금지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퀄컴의 반도체 칩을 사용하고 있는 삼성·LG전자 등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들의 대미 수출에 타격이 예상된다.
ITC는 작년 10월 미 연방법원이 퀄컴에 대해 음성과 영상·데이터를 초고속으로 보내는 제3세대 휴대폰이 통화영역을 벗어날 때 배터리의 전원을 보존하는 것을 지원하는 브로드컴의 특허기술을 침해했다며 화해권고 판결을 내림에 따라 중재안을 마련해왔다.
브로드컴은 그동안 퀄컴의 반도체 칩을 사용한 모든 휴대폰의 수입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ITC는 이번 결정에서 브로드컴의 특허기술을 침해한 퀄컴의 반도체 칩이나 회로기판 모듈 또는 회로기판 수입을 금지하고 이런 칩들을 내장한 휴대폰과 개인용 디지털 지원장비의 수입도 금지한다고 밝혔다.
ITC는 그러나 퀄컴 칩을 내장했더라도 7일 이전에 미국에 수입된 휴대폰 모델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ITC는 이와 같은 결정 내용을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권고하게 되며 이번 결정은 부시 대통령이 60일 이내에 승인하면 효력을 갖게 된다.
주미대사관 및 워싱턴의 한국 업계는 “ITC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강경한 결정을 내린 것 같다”면서 “한국 휴대폰의 대미 수출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워싱턴의 통상관련 소식통은 “ITC가 휴대폰 수입을 금지하게 될 경우 당장 소비자들에게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최근까지만해도 이런 조치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워싱턴에 파견돼 있는 휴대폰 업계 관계자는 “현재 수출되고 있는 모델은 수입금지 대상이 아니어서 당장 타격이 있지는 않을 것이지만 앞으로가 문제”라면서 “이미 업계에서는 브로드컴의 특허를 위반하지 않는 새로운 모델을 디자인하는 등 설계변경 작업을 추진해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설계변경이 이른 시일 내 이뤄지더라도 품질과 성능이 문제”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무역협회 미주본부에 따르면 국내 휴대폰의 대미 수출 규모는 지난 2004년 68억3000달러로 최고를 기록한 뒤 2005년 48억5700만달러, 2006년 38억7100만달러로 감소했으며,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수출량은 15억9000만달러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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