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그 비즈니스의 핵심 키워드는 ‘마음’과 ‘소통’입니다. 마음을 담은 글을 쓰고 누군가와 인터넷을 통해 소통할 수 있는 준비가 됐다면 절반은 성공한 셈이죠.”
23일 국내 처음으로 블로그 비즈니스 관련 콘퍼런스 ‘비즈니스 블로그 서밋 2007’을 주최하는 류한석 소프트뱅크미디어랩 소장(38)은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과 공유할 준비가 새로운 미디어로 성장하는 블로그를 활용하는 데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람들이 블로그에 올리는 글에 대해 부담스러워하거나 완벽을 기하려는 측면이 많은데 실제로 블로그들의 네트워크 공간인 블로고스피어에서 인기 있는 글들은 거창한 글이 아니라 자신만의 독특한 통찰력에 기반한 간단하면서도 진심을 담은 글”이라며 “태깅(tagging)이나 맞춤형정보배달(RSS) 등 인터넷 기반의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등장하면서 블로고스피어는 독특한 미디어 공간이 되었으며 기업들도 이제 이를 활용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블로그를 돈을 들여 만들어 놓는 것만으로는 블로그 비즈니스의 효과를 볼 수 없다. 끊임없이 블로거들과 소통하며 아이디어를 얻고 제품 및 서비스에 반영하고 피드백을 받아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소프트뱅크미디어랩 소장이 되기까지 류 소장은 벤처기업부터 대기업인 삼성전자를 두루 거쳤다. 고려대학교 소프트웨어공학을 전공한 그는 2000년대 초반 닷컴 열풍도 겪었으며 IT 대기업도 체험했다. 그는 국내 웹2.0 벤처기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일본 소프트뱅크의 자회사 소프트뱅크벤처스와 새 미디어 전략을 고민 중이다.
최근의 웹2.0 트렌드에 대해 그는 “소프트뱅크벤처스가 최근 태그스토리에 투자하면서 400억원 규모의 레인저펀드를 공개하고 웹2.0 벤처기업 포트폴리오를 갖췄지만 사실 국내에 투자할 만한 벤처기업 자체가 사라진 지 오래 됐다”며 “최근에는 오히려 대학교 등을 돌아다니며 벤처 창업을 독려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이 들 때도 있었을 정도로 국내 투자 환경은 척박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웹2.0 버블에 대한 논란이 해외에서 진행됐지만 ‘버블’이라는 개념을 국내에 적용하기에는 국내 환경이 너무나 초라하다는 것이다. 그는 “그도 그럴 것이 컴퓨터공학이나 전산을 전공한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를 보면 답이 나온다”며 IT업계의 생태계 기반이 무너진 현실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류 소장은 국내 블로그가 아직 이른바 ‘그들만의 리그’에 있다고 보고 턴어라운드를 위해 올해 대선이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블로고스피어에서 미디어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있지만 아직 국내 블로그가 대중화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선은 블로그의 대중화에 있어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며 올해 대선의 핵심 키워드는 블로그와 동영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