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협상이 많은 화제와 푸짐한 기록 속에 타결됐다. 우선 내용면에서 자유무역협정이 갖는 상품교역은 물론이고 금융·통신·방송·법률 등 서비스 교역과 외국인투자·전문직의 이동·지식재산권 보호 등 광범위한 분야를 포함하고 있다.
협상의 범위가 넓은만큼 찬반 논쟁도 뜨거웠다. 농업과 어업부문 종사자, 근로자들의 우려가 컸다.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미국과 자유무역을 한다는 점에서 일반 국민의 불안심리도 반대에 큰 몫을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러한 찬성과 반대는 협상 타결에 긍정적으로 기여했다고 본다.
이제 거대한 오케스트라는 막을 내렸다. 정부가 지난 98년 FTA 추진을 공식 선언한 이후 그동안 칠레, 싱가포르, EFTA 등 경제규모가 크지 않은 국가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했으나 이제 아세안 10개국과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되고 미국과 협정이 타결됐으며 유럽연합과 협상을 개시함에 따라 본격 글로벌무역 시대에 진입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한미 FTA 협상의 타결 자체가 양국 간의 경제통상관계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아니다. 이제부터 어떻게 대응하는지 여부가 우리 경제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데 중요한 관건이 되는 것이다. 정부는 우선 피해가 우려되는 부문의 구조조정과 지원대책을 차질 없이 마무리해야 한다.
둘째, 개성공단에 대해 원산지 특례를 인정받을 가능성을 확보한 것은 이번 협상의 백미다. 협정발효 1년 후 ‘한반도 역외가공위원회’ 설치가 규정된만큼 위원회 이의 준비와 함께 장애요인을 제거하는 데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북한 측도 동참해야 한다. 아울러 반덤핑과 상계관세 등 무역구제조치를 다룰 ‘무역구제협력위원회’ 설치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셋째, FTA에 따른 관세철폐 효과가 구체적인 소비자 후생 및 기업 경쟁력 제고로 연결될 수 있도록 경쟁 촉진, 유통 선진화 등 대내적 개혁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그동안의 FTA 경험에서 관세가 철폐됐는데도 소비자 가격이 그만큼 인하되지 않은 사례가 많은데 이는 해당 제품의 유통 과정상 문제와 경쟁 제한적 구조에 기인하고 있다.
넷째, 국내 기업에 대한 규제완화가 과감하게 이뤄져야 한다. FTA는 기본적으로 외국 상품, 외국 기업에 대한 규제완화 과정이다. 국내 상품, 국내 기업에 대한 규제가 줄어들지 않는다면 국내 기업은 오히려 역차별을 받아 불리한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
다음은 기업들의 역할이다. FTA가 경제선진국으로 가는 고속도로라면 그 도로를 신나게 달려야 할 자동차는 바로 기업이다. 즉, FTA라는 인프라를 활용해 구체적인 열매를 거두는 것은 기업의 몫이다. 따라서 기업은 FTA로 유리해진 시장 상황을 십분 활용해 수출시장 개척, 기술개발 및 경쟁력 제고, 기업 간 협력, 구조조정 촉진 등을 통해 FTA의 효과를 최대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일반 국민은 근로자로서 생산의 주체이자 동시에 소비의 주체가 된다. FTA로 교역 장벽이 사라지면 생산 측면에서는 국내 외 시장이 글로벌 경쟁에 직면하게 되고, 소비 측면에서는 수입 상품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가격이 하락함으로써 선택의 자유가 늘어난다. 따라서 생산 주체로서 글로벌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전문성을 높이고 소비자로서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야 할 것이다.
FTA는 개방을 통한 기회의 확대라는 점에서 우리경제에 새로운 돌파구를 제공할 것이다. 그러나 FTA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그리고 국민 모두의 협력과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FTA 협정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경쟁국들이 비슷한 협정을 체결하기 전에 발효돼야 하며 이를 위해 국회의 비준은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이희범 한국무역협회 heebl@kita.net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브랜드 뉴스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