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외투기업에 다양한 동기부여책 마련해야

 외국인 투자기업이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산업자원부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내 전체 기업 매출에서 외투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003년의 11.6%에서 2005년에 12.9%로 높아졌고 고용 인원도 전체의 4.9%에서 6.1%로 크게 늘어났다고 한다. 또 2005년에 외투기업은 전체 수출액의 16.9%인 481억7000만달러어치의 상품을 수출, 무역흑자에도 상당히 기여한 것으로 평가됐다.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연구개발비의 비율을 나타내는 R&D 집약도 역시 국내 기업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 국내 기술혁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왔다.

 이번 조사 결과는 외국인 투자기업이 한국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축으로 탄탄하게 뿌리를 내렸다는 점을 새삼 확인시켜 주고 있다. 상상하기 싫지만 외투기업들이 국내의 열악한 투자환경을 우려해 썰물처럼 한꺼번에 빠져나갈 경우 우리 경제는 심각한 외상을 입을 것이 분명하다. 결국 외투기업들이 국내에서 더욱 자유롭게 투자하고 기업을 경영할 수 있도록 제반 환경을 조성해주는 게 급선무다.

 이번 조사 결과 외투기업들이 정부 정책에 많은 불만을 드러냈다고 한다. 특히 정책의 일관성에 매우 낮은 평가점수를 부여했다고 하는데, 만약 그렇다면 예삿일이 아니다.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합리적인 절차를 만들어가는 관행이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아닌지 반성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혹시 반기업적인 정서가 정부의 규제정책에 반영돼 외국인 투자자의 불편함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면밀하게 살펴봐야 할 것이다.

 외투기업이 임금수준이나 노사관계 등 제반 투자 환경이 열악한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 투자하려는 이유로 여러 가지를 꼽았다. 외투기업은 한국 시장이 고부가가치 상품 수요가 충분하고 테스트 시장 가치가 높다고 보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세계 최고 수준의 IT와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것과 정부의 산업 클러스터 정책 등도 투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정부가 규제장벽을 계속 높여가고 합리적인 절차와 관행을 만들어가지 않는다면 외투기업은 언제라도 미련없이 한국을 떠날 준비가 돼 있다. 최근 외국계 기업의 R&D센터가 국내에서 빠져나가는 현상은 그런 측면에서 좋지 않은 징조다.

 외투기업이 제3국 수출의 용이성, 원스톱 행정 서비스 등에도 낮은 평점을 주었다고 한다. 외투기업을 대상으로 원스톱 행정 서비스, 찾아가는 행정 서비스 등 다양한 차원의 정책적인 노력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아일랜드 등 성공적으로 외국 자본을 끌어들인 국가의 경험을 국내 기업 환경에 접목해보려는 정책적인 시도가 과감하게 추진되기를 기대한다.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해 지방 자치단체는 물론이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다양한 동기부여책이 마련돼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을 매력적인 투자처로 인식해야 우리 경제에도 희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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