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유통·솔루션 업체들이 한국 IT 산업의 지형 변화에 발맞춰 연구소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제조업이 중국으로 이전되고 기초기술은 일본을 따라가지 못하는 샌드위치 형국이 되면서, 반도체 유통업체들이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 장비용 칩과 DMB 칩을 한국에 공급해온 선인테크놀로지(대표 이제열)는 미국 애크로닉스와 계약을 맺고 올 연말부터 연구소를 대상으로 제품 공급에 나설 예정이다. 미국 애크로닉스는 연구개발용 재설정가능반도체(FPGA)를 개발 중인 업체로, 3세대 이상 통신시장에 필요한 FPGA를 타깃으로 제품을 개발 중이다. 아직 제품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선인테크놀로지는 이 제품이 R&D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분야가 많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계약을 맺었다.
아이앤씨마이크로시스템(대표 최의선)은 세트업체들이 홈네트워크용 제품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홈네트워크 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홈네트워크를 주도할 솔루션으로 전력선통신과 초광대역무선통신(UWB)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영국의 사이커넥트와 제휴를 맺었다. 홈네트워크는 국내 시장에서 아직 표준조차 정해지지 않은 분야이지만, 향후 표준을 주도할 경우 큰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에 많은 연구소들이 개발에 한창인 분야다.
유니퀘스트(대표 임창완)는 휴대폰 액세서리 분야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IT 제품 개발이 연이어질 것으로 생각하고 연구개발 전문회사 퀘스트랩스를 통해 액세서리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이제열 선인테크놀로지 사장은 “한국의 IT 산업은 R&D 중심이 되어갈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반도체 유통도 세트의 산업 흐름에 맞게 변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제품 자체가 고가일지라도 R&D용으로 개발된 제품 유통 라인을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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