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가전 가격 뚝↓…대중화 성큼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최근 고급 가전제품 평균 판매가 인하 추이

불과 2∼3년전만해도 웬만한 셀러리맨 월급을 넘던 첨단·고급 가전제품이 급격한 가격하락을 거듭하더니 어느 틈엔가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어들일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때 대다수 소비자들이 외면할 수 밖에 없었던 고가 가전제품들이지만, 이제는 ‘대중화’를 향해 확산되는 품목들이 눈에 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3년 이맘때 250만원에 달하던 국산 로봇청소기는 지난 1분기말 현재 국내 중소 제조업체 제품을 중심으로 최저 45만원 수준으로 급락했다.

지난 2003년 4월 국내 시장에 첫 선을 보인 LG전자의 ‘로보킹’은 당시 249만원. 웬만한 중산층 가정도 쉽게 눈 돌릴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이 제품은 기능과 디자인에서 꾸준히 업그레이드를 단행해왔지만 4년만에 70% 가까이 크게 하락한 80만원이하로 떨어졌다.

지난해 처음 ‘하우젠 로봇청소기’ 2개 모델을 선보인 삼성전자의 경우도 프리미엄급 제품이 100만원에 못 미친다. 전통 외산가전인 일렉트로룩스의 ‘트릴로바이트’가 3년째 230만원대의 고가를 유지하는 것을 제외하면 현재 대부분의 외산·국산 로봇청소기 가격은 30∼100만원선이다.

업계 관계자는 “처음 선보일때만 해도 로봇청소기 수요가 워낙 적어 고가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지만 점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가격 거품도 동시에 크게 빠졌다”고 설명했다.

첨단 고가형 가전제품 가운데 평판 TV도 최근 수년간 급격한 가격하락을 선도한 대표적인 품목이다. 지난 2004년 LCD TV 평균 판매 가격은 900만원대. 우리나라 가구의 월평균 소득 석달치에 맞먹는 값이었다. 하지만 올 1분기 현재 LCD TV 평균 판매가는 170만원대로, 3년만에 자그마치 800%이상 빠졌다. 같은 기간 50인치대 PDP TV도 750만원대에서 230만원대로 무려 30%대로 내려갔다. 평판 TV 가격의 대폭 하락한데는 시장 수요 확대와 더불어 원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패널 값이 크게 인하됐기 때문이다.

비단 로봇청소기나 평판TV외에 노트북PC·내비게이션 등 여타 정보가전 제품들도 이제는 가격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준으로 저렴해졌다. 매년 용량과 기능을 추가한 신제품이 선보이면서 평균 판매가 인하를 막아내고 있지만, 동급 사양 제품은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첨단 가전제품의 급격한 판가 하락은 업종의 속성이자 양날의 칼”이라며 “하지만 대중화를 통해 시장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고, 시기에 맞는 적절한 가격전략은 업계의 몫”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