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나를 가다]2부 치솟는 용, 중국⑥글로벌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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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에서 깬 용 중국은 이제 용솟음치고 있다. 일반 제조업에서 전자 IT쪽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미 반도체 분야에서 인텔·하이닉스·하이닉스, SMIC 등 세계적 반도체 업체들을 유치하면서 자국내 첨단기술의 첨병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국·중국·대만의 반도체 조립업체와 전공정 업체는 중국 장강(양쯔강)에서 세계 최대의 반도체 생산기지를 형성하고 있다. 얼마전 세계 최대의 반도체 회사 인텔이 다롄에 25억달러를 투자한 공장설립 계획을 발표한 것은 달리는 중국에 힘을 실어준 격. 다롄·베이징 등 중국 북부지역과 장강 3각주 지역의 쑤저우-우시-상하이 라인을 잇는 세계 최대의 반도체 단지는 전자·IT분야 초강국을 지향하는 중국 정부의 의지와 대단위 소비지와 물류 이점을 살리려는 외국기업의 이해관계가 정확히 맞아떨어진 결과다.

 중국은 자국 내에 외국기업을 끌어들여 생산기지화하는 한편 베이징대·칭화대·푸단대·상하이교통대에서 내륙의 시안대에 이르기까지 첨단 인력교육라인까지 확보하고 있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은 또한 단순한 해외 전자제조사의 공장 역할 탈피에 나서 스스로 부품업체 강소국으로 재탄생하는 또다른 면모까지 보이면서 ‘2차 성장’ 징후까지 보여주고 있다.

 

 ◇장강 반도체벨트=어느새 전 세계 반도체 업체들이 가장 많이 포진한 곳 중국. 인텔·삼성전자·하이닉스·인피니온·SMIC 등 내로라 하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지금 중국에서 치열한 백병전을 벌이고 있다. 연간 50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시장에서 10%에 불과한 자급률을 보이고 있는 중국에 ‘산업의 쌀’을 공급하기 위한 전쟁이다. 그리고 그 중심은 난징-우시-쑤저우-상하이로 이어지는 양쯔강 유역의 신 반도체벨트다.

장강 삼각주의 도시인 우시의 하이닉스ST와 쑤저우삼성전자 반도체법인 현자의 목소리를 통해 글로벌 반도체업체들의 치열한 중국공략 움직임을 읽을 수 있었다. 두려운 것은 중국의 반도체인력들이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첨단 공장들은 핵심 인력 몇몇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 중국 현지인들에 의해 운영된다. 그만큼 기술이전 효과는 무시할 수 없다는 얘기일 수 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ST가 포진해 있는 곳은 난징-상하이-항조우를 잇는 이른바 장강(양쯔강)삼각주의 반도체벨트다.

 서 전무는 특히 상하이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쑤저우-우시를 잇는 이른바 장강 삼각주 지역은 항만·공항·도로 등 중국 내 기타 지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체계화된 물류 시스템을 자랑하고 있어 외국인들의 구미에 꼭 맞는다고 말한다.

 이 회사 정은태 차장은 “장강 반도체벨트에 입주한 전자업체들의 입지는 상하이·홍콩·선전 등 부품 수요처와 장강 물류체계를 이용한 소비지 이점이 또 다른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 상하이 푸단대·교통대 등 우수한 인력자원과 물류가 겹쳐 외국기업의 투자가 이미 오래전부터 이뤄져 왔다. 중국내 최고 전자부품 수요처이자 최대 소비지인 상하이를 중심으로 홍콩 등과 연계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를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입지와 환경이 우수한 인력자원, 반도체 산업 유치를 위한 지방 정부의 다양한 우대 정책 등과 연계되면서 이 지역을 명실상부한 중국 반도체 산업의 중심지로 키우고 있다.

 그는 “이미 중국 내 반도체 생산라인의 90%, 패키지테스트 업체의 80%가 집중되어 있는 장강 삼각주 지역은 보다 성숙된 산업 기반과 중국 정부의 첨단 산업 유치 정책, 지방정부의 지원 등으로 어느새 중국 반도체산업의 기지로 부상 중”이라고 말했다.

 장강 삼각주 지역에 포진한 반도체 기업의 면면은 이를 잘 증명해 준다.

 이 지역에는 중국 전체 13개 8인치 라인 가운데 12개의 8인치 라인이 포진하고 있다. 상하이 화홍-NEC전자, ASMC, SMIC, GSMC, TSMC,상하이벨, 하이닉스ST, UMC, 난통 등이 그들이다. <표 참조>

 여기에 중국 전체에 2개밖에 없는 12인치 생산라인 가운데 하나인 하이닉스ST의 전공정라인이 이곳에 위치해 있다.

 제조업체를 뒷받침하는 기업으로는 스프레드트럼, 비아텍, ISSI 등 반도체 설계 업체들과 푸단대 국가 미전자 실험실, 상하이지아퉁대 등 대규모 IC 연구소 등이 포진하고 있다. 삼성전자, 인피니온, AMD 등의 패키지테스트 업체 시설들도 입주해 있다.

 ◇내륙에서도 반도체 연구=반도체산업의 경우 장치산업인만큼 기술이전의 효과가 크지 않을지 모르지만 중국 각 대학에서는 첨단기술강국을 노리는 중국 정부의 정책에 부응한 중국의 미래 첨단기술을 짊어질 무서운 경쟁력을 갖춘 대학생들이 쑥쑥 자라고 있다.

 지난 11일 중국 최초의 반도체 학과를 설립한 서안과기대의 홍보처장인 주오 유안유안 교수. 총 15개 대학을 거느린 이 과학기술대는 우리나라로 치면 KAIST격이다. 이 학교에서는 인텔·자일링크·인피니언·멘토·케이던스 등 세계적 반도체 및 설계기업 20개사가 산학협력차원에서 설계 랩을 운영하고 있었다.

 “인피니언 같은 회사는 이제 이곳에서 본격적으로 생산을 하려고 합니다.” 그는 중국의 반도체의 미래는 베이징대, 칭화대, 푸단대, 상하이교통대와 함께 시안과기대가 반도체 등 첨단기술분야에서 중국 최고의 기술설계력을 자랑한다고 소개한다.

 인피니언의 경우 내륙 서안에까지 발을 뻗쳐 새로 만들어진 시안고신기술구에 1억달러를 투자해 산학연계효과까지 제공한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시안과기대 측도 당초 도시 북쪽에 지으려던 캠퍼스를 서남쪽 시안고신기술구로 이전키로 했다. 아직 1캠퍼스만 지었지만 2캠퍼스가 지어지는 내년도에 모두 이전키로 했다. 물론 시안 시당국이 1억위안 정도의 비용을 지급하면서 대학을 시안고신기술구에 유치토록 장려한 것이 큰 역할을 했다.

 

◆인터뷰-덩 위첸 이동전자그룹 회장

 중국에서 전자부품으로 세계 넘버1 기업의 지위를 확보한 대표적 기업인 이동전자그룹은 중국 강소기업 모델의 전형이다.

 지난 97년 LCD단자 제조업체로 설립, 100만달러 매출로 시작한 이 회사는 이후 급성장, 2005년 2000만달러, 2006년 3000만∼4000만달러를 기록했고 올해는 6000만달러를 목표로 삼고 있다.

 사업영역도 LCD단자를 비롯해 LCD백라이트, FCCL 등 속속 넓혀가고 있다. 작은 제조업체지만 어엿한 LCD단자와 버짓 분야에선 세계 1위며, LCD부품업계 중국 1위 업체인 ‘강소 제조사’인 셈이다.

 뎅 위퀴안 회장은 엔지니어 출신의 설립자다.

 -중국 제조업체가 고속 성장한 원동력은.

 ▲중국은 이미 세계의 공장으로 변모했으며 이에 대한 중국내 (업체의) 대응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규모가 큰 외국 회사들은 중국의 투자 환경이나 독특한 비즈니스 행태(관시)를 잘 몰랐다. 중국 업체들은 정부의 규칙이나 비즈니스 형태를 잘 이해했으며 빨랐다. 특히 부품의 경우 원가 절감 경쟁에서 대륙 본토 회사들이 외국 기업보다 강하다. 일테면 한국 회사는 본사가 한국이면서 중국에 투자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원가 절감이 어렵다.

 -창업후 힘들었던 시기는.

 ▲처음 설립 후 1년 동안은 굉장히 힘들었지만 이후에는 이쪽 산업과 영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별다르게 힘들지 않았다.

 -앞으로 10년을 좌우할 경쟁력은.

 ▲부품의 품질과 기능에 대한 완성품 업체의 요구 수준은 매우 높으며 향후 더욱 높아질 것이다. 우리는 기술적으로 정밀기기 분야에서 강점을 가져왔다. 마케팅이 아니라, 기술의 힘이 중요하다. 세계 1위를 하기 위해서 세계적인 기술 수준을 가져야한다.

 -기술투자를 많이 하나.

 ▲그렇다. 영업이익의 50%를 R&D 분야에 투자한다.

 -글로벌 넘버1이 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우리가 세계 1위가 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엄청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1위의 조건은 기술·규모·시장·자금 등이라고 본다.

 이재구팀장@전자신문, jklee@, 김익종기자, 성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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