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통방융합형 콘텐츠 심의 단순화해야

 통방융합 시대를 맞아 이번에는 콘텐츠 심의가 새로운 고민거리로 등장했다. IPTV의 개념 규정을 놓고 통신 진영과 방송 진영 간에 힘겨루기가 한창인 가운데 TV포털과 무선인터넷 같은 통신·방송 융합형 신규 매체가 제공하는 내용물(콘텐츠)을 어떻게 심의할 지가 논란이 되고 있다.

 젊은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무선인터넷 콘텐츠는 무선콘텐츠자율심의위원회, 이동통신사업자자체심의기구,영상물등급위원회 등 여러 기관의 사전 심의를 거치도록 되어 있어 난립돼 있다는 느낌이다.

 이처럼 관리·감독하는 기관이 많으면 사업자들은 혼선을 겪게 되고 당연히 사업 비용도 늘어나게 된다. 산업 활성화 차원에서 규제는 적을수록 좋고 단순화하는 게 마땅하다. 특히 앞으로 콘텐츠 디지털화에 따른 원소스 멀티유즈 경향이 점점 늘어날 터인데, 이 같은 과다한 심의체계는 시장 활성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무선인터넷과 성격이 다소 다른 TV포털은 TV가 주는 상징성과 대중성 때문에 콘텐츠에 대한 심의가 보다 철저히 이뤄져야한다. KT와 하나로텔레콤이 ‘메가패스’와 ‘하나TV’라는 이름으로 VOD 서비스를 제공한 지 오래됐지만 아직 마땅한 심의 기준이 없다. 이 때문에 이들 사업자들은 특별한 심의절차 없이 방송이나 영화에서 부여된 등급 그대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다.

 무선인터넷 콘텐츠 심의가 너무 많은 규제기관 때문에 문제가 된다면 TV포털 콘텐츠는 방송사가 정한 등급 기준과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정한 등급, 그리고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정한 기준 등 여러가지 기준이 혼용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TV포털 사업자들은 자사 콘텐츠에 대해 “이미 지상파, 케이블, 영화관 등에서 방영된 콘텐츠이기 때문에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들이 제공하는 VOD서비스는 안방에서 아무 때나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심의 문제를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극장에서는 성인물에 대해 연령 제한을 하는게 가능하지만 안방에서는 이것이 불가능하다.

 얼마 전 포털에 올라온 음란물이 큰 사회 문제가 된 적이 있는데, 차제에 TV포털 사업자들은 이를 교훈으로 삼아 TV포털에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보다 철저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TV포털과 무선인터넷 콘텐츠에 대한 중구난방식의 심의는 업계는 물론 학계에서도 여러 차례 문제제기가 있었다. 매체환경 변화 추세에 발맞춰 효율성과 사업자의 편리성 등 측면을 고려한 콘텐츠 심의기구의 통합 또는 단순화가 필요하다.

 영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자율규제 방식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영국은 관련 협회에서 자율규제 위원회를 지원하지만 위원 선발과 운영 등에 대해선 일체 간여하지 않는다고 한다. 대신 전직 경찰청장 등 명망가로 이루어진 자율규제 위원들이 자신의 명예를 걸고 철저하게, 그리고 엄격하게 내용을 심의한다.

 사회 문화적인 배경이 우리와 완전히 다른 영국 모델을 그대로 도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자율규제의 노하우는 배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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