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밖의 성적입니다.”
한 중소 가전 업체 관계자의 지난 1분기 실적에 대한 평가다. 그는 지속적인 경기 침체 속에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꼭꼭 닫고 있지만 다행히 매출은 ‘선방’했다며 안도했다.
“뼈를 깎는 원가 절감 노력과 혁신 작업이 이제 서서히 빛을 보게 된 것이지요.”
또 다른 중견 생활가전 업체의 사장이 분석한 1분기 매출 호조에 대한 분석이다. “전통 제조업체의 구태를 벗기 위해 전사적 ERP를 도입하고 고정 관념을 깬 디자인 혁신을 단행한 것이 주효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들 중소 가전업체의 매출 확대 폭은 전년 동기 대비 10∼15%다. 평이한 수준의 성장이지만 이면에는 드러나지 않은 노고가 숨어 있다.
1분기에 흡족한 성적표를 받아든 기업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제품 개발과 조직 운영에서 체질 개선과 변신을 두려워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기능과 디자인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프리미엄 제품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는 중이다. 전기압력밥솥·정수기·가습기·소형 가전에 이르기까지 프리미엄 생활가전이 매출 증대는 물론이고 수익성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전기 압력밥솥에 처음으로 블랙&실버 디자인을 도입한 한 업체는 출시 한 달도 안 돼 신제품을 4000대 이상 파는 기염을 토했다. 현지 문화에 맞는 별도 제품을 개발, 수출에 나선 것도 매출 상승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혁신 제품 개발에 선행해 인재 발굴과 조직 체질 개선을 병행한 기업도 여럿이다. 가전업계는 원가 상승, 중국산 저가 제품 유입, 내수 시장 레드오션 심화 등의 난제를 여전히 안고 있다. 자금력과 마케팅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 가전 업계의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하다.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대다수 중소기업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소리 없이 시장에서 사라지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질적인 혁신을 통해 얻은 이들 중소 가전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은 모범 사례로 눈여겨봐야 할 값진 성적표다.
김유경기자·퍼스널팀@전자신문, yu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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