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포럼]인터넷 기업의 성공적 해외진출 전략

Photo Image

1998년 처음 소개된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는 2000년을 정점으로 급속도로 가정에 보급되면서 우리나라 인터넷 콘텐츠 문화를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잘 구축된 인터넷 인프라를 기반으로 다양한 포털 서비스뿐만 아니라 게임·교육 등의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콘텐츠가 개발돼 서비스되고 있다. 또 드라마·영화 및 가요 같은 오프라인 콘텐츠의 한류 붐과 온라인 콘텐츠가 결합하면서 해외로 본격 진출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이후 온라인 콘텐츠 업체들, 특히 온라인 게임은 우리나라 시장 규모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일본·중국·미국·유럽 및 동남아 등의 해외시장 개척에 열을 올리고 있다. 내가 몸담고 있는 회사도 선진적인 국내 초고속 인터넷 환경에서의 콘텐츠 전송 노하우를 기반으로 신규 시장을 개척하려는 콘텐츠 업체와 동반 진출을 2004년부터 적극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는 일본·중국·미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으며 유럽과 동남아 등지에서도 CDN(Content Delivery Network) 서비스가 가능한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여기까지는 다른 국가보다 한발 앞선 초고속인터넷 인프라 구축을 통해 이룩한 우리나라 인터넷 산업의 성공 스토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국내에 초고속인터넷 서비스가 처음 소개된 지 10년이 조금 안 된 이 시점에서 우리나라 인터넷 콘텐츠 기업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위한 전략을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첫째, 초고속인터넷 이용자 수 및 보급률 측면에서 우리나라는 더는 세계 최고를 자랑하기 어렵게 됐다. 2006년 OECD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이용자 수를 기준으로 미국·일본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독일과 영국에 근소한 차이로 앞서 있다. 또한 보급률에서는 덴마크·네덜란드와 아이슬란드에 이어 4위를 차지하고 있다. ADSL이나 케이블 모뎀을 기반으로 하는 우리의 초고속인터넷을 더는 앞선 인터넷 인프라라고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따라서 한편으로는 우리의 인터넷 인프라를 BcN·NGN 등 차세대 망으로 업그레이드해 나가는 동시에 기존 초고속인터넷 환경에서 다년간 축적한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해외 진출 시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다.

 둘째, 웹 기술의 표준화·글로벌화가 매우 시급하다. 최근 윈도비스타 출시에 따른 액티브X 문제도 결국 우리가 글로벌 웹 표준을 따르지 않은 데서 발생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세계적인 수준의 콘텐츠를 해외에서 서비스할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우리는 우물 안 개구리처럼 우리만의 방식에 사로잡혀 우리의 웹을 표준화시키고 글로벌화 시키는 데는 인색했던 것이다. 지금이라도 미래의 웹 기술, 웹 표준, 오픈소스 OS와 웹 브라우저 등에 대한 활발한 논의와 채택이 필요하다.

 셋째,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과 새로운 서비스 모델에 발맞춘 새로운 정책 패러다임의 수립이 시급하다. 일례로 인터넷과 방송이 결합된 IPTV(Internet Protocol Television) 등 새로운 융합서비스의 출현과 보급이 법 제정 지연으로 제한되고 있다는 것은 모두가 주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우리의 앞선 기술과 인프라를 기반으로 새로운 인터넷 사업을 추진하고, 이렇게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가 적극적인 해외 진출의 초석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006년 우리는 3000억달러 수출의 금자탑을 쌓았다. 인터넷 산업에서도 우리 앞에 놓여 있는 이러한 난제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 적극적인 해외 진출과 우리 인터넷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정부·업계 모두 총력을 기울였으면 한다.

◆고사무열 씨디네트웍스 대표 samuel@cdnetwork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