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소프트웨어(SW)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는 개발자와 테스터(Tester)의 비중이 1 대 1에 달한다.
어렵게 개발한 SW에 버그가 발생하면 제품은 물론 회사 이미지에도 치명타를 입기 때문이다. 의료장비 등 인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장비 개발에는 개발자와 테스터 비중이 무려 1 대 10에 이르기도 한다.
기업의 전산실은 물론 전자제품 등 임베디드 시스템에서 SW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면서 SW 테스팅은 SW 개발 이상으로 중요한 항목이 됐다. SW의 오류로 막대한 금전적 손해와 함께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내 모 보험사는 최근 보험금 과징을 담당하는 SW에 오류가 발생해 일주일 동안 30억원의 손해를 봤는가 하면 방사선 치료기인 테락25라는 장비는 레이스 조건(race condition)을 검출하는 SW 결함으로 환자에게 방사선을 과다하게 노출,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다.
모두 SW에 대한 명확한 테스트 과정없이 전산실을 가동하거나 기계를 작동하다 발생한 사건이다. 지금 이 시각도 일반 기업의 프로젝트팀 내부에서도 사소한 SW 버그 때문에 프로젝트가 실패하거나 일정이 지연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김현철 MDS테크놀로지 사장은 “하드웨어(HW)의 버그는 줄어드는 반면 SW 버그는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며 “SW 품질 경쟁력이 곧 테스팅 정밀도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미국의 스탠포드대학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20여년간 HW의 버그에 따른 시스템 장애는 32%에서 20%로 줄어든 반면, SW의 버그로 인한 장애는 26%에서 40%로 늘어났다.
기업들은 SW 테스팅을 소홀히 해 값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국내에는 이와 관련한 정확한 조사자료가 없어 그 규모를 알 수 없지만, 미국 상무부 조사에 따르면 미국 SW산업에서 버그 발생으로 치르는 비용만 연 600억달러이고 전 세계적으로는 3000억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쏟아붓고 있다.
권원일 스탠 사장은 “기업의 개발팀은 물론 최고경영진은 SW테스트를 단순한 요식 행위가 아닌 기업의 리스크를 줄이는 원칙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최근 핫이슈로 떠오른 컴플라이언스와 기업 규제 관련 SW가 치명적인 결함이 발생할 경우, 기업들은 돌이킬 수 없는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컴퓨팅업계 최대 화두로 떠오른 서비스지향아키텍처(SOA) 등 서비스와 SW를 결합한 서비스는 특정한 업무분야가 전반적인 비즈니스와 고객 만족 측면을 충족시켜 줄 것을 요구하면서 SW 테스팅 및 품질 보증에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SW의 버그 발견 시점이 빠를수록 결함 수정 비용은 적게 든다. 초기부터 확실하게 테스팅을 통해 버그를 잡아내면 개발비용을 확실하게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시장조사업체인 보엠앤바실리가 SW 구현방법을 5단계(요구사항→설계→코딩→테스팅→유지보수)로 나뉘어 테스팅 수행시점에 따른 SW 결합 수정비용을 조사한 결과, △요구사항 139달러 △설계 455달러 △코딩 977달러 △테스팅 7136달러 △유지보수 1만4102달러 등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SW테스팅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에릭 반 비넨달은 “한국 기업이 강한 인터넷 기반의 SW는 18개월마다 2배씩 복잡해진다”며 “기업들이 SW 테스팅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부 지원도 동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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