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관리 프로그램을 잡아라"

 ‘PC방 게이머들의 게임 행태가 돈이다.’

 PC방에 앉아 컴퓨터 화면을 띄우면 제일 먼저 접하게 되는 PC방 관리 프로그램이 게임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의 PC 사용 시간 확인과 요금 정산 기능은 물론이고 PC방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마케팅 및 광고 채널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얻어진 게이머들의 게임 사용 행태에 관한 데이터는 물론이고 유력한 마케팅 툴로 활용될 수 있다.

 ◇게임거인 엔씨소프트 참여=최근 엔씨소프트는 에이씨티소프트와 제휴해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미디어웹과 네티모 등이 치열한 가맹PC방 확보 경쟁을 벌이던 기존 무료 PC방 관리 프로그램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PC방 관리 프로그램은 유료와 무료 제품으로 나뉜다. 유료 제품은 PC방 관리라는 본연의 기능에만 충실한 제품. 반면에 무료 제품은 개발 업체가 PC방에 무료 제공하는 대신 PC방 사용자들의 PC 사용 행태 정보를 수집하고 관리 프로그램 등에 광고를 띄울 수 있다.

 엔씨소프트는 유료 제품 시장 선두인 에이씨티소프트와 손잡고 PC방 관리 프로그램 ‘게토골드’의 무료 배포에 나섰다. 기존 제품을 업그레이드한 ‘게토골드’를 무료 배포하고 에이씨티소프트는 개발 및 애프터서비스를 맡는다. 이 프로그램은 PC방 업주들이 더욱 효과적으로 고객 및 매출 관리·정산을 할 수 있는 서비스들을 지원한다.

 엔씨소프트가 이 시장에 참여하면서 미디어웹과 네티모 등 무료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마케팅과 리서치 사업을 펼쳐 온 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두말 할 것도 없이 전체 PC방의 90% 이상에 설치돼 있는 ‘리니지’ 등의 게임 거인으로 이와 프로그램을 연계해 마케팅하면 엄청난 파급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새 시장 창출 창구=무료 PC방 관리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이를 이용할 경우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한 각종 마케팅과 리서치를 위한 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료 PC방 관리 프로그램은 어느 지역의 사용자가 어떤 게임을 얼마나 하며 어떤 경로로 이동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전국에 깔린 PC방에서 주로 게임을 즐기는 한국의 게임 문화에 최적의 조사 수단인 셈이다.

 미디어웹과 네티모가 각각 ‘게임트릭스’와 ‘게임리포트’라는 이름으로 발행하는 리서치 데이터는 작년부터 게임 업체 및 금융기관 등을 중심으로 판매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이번 제휴로 PC방 경영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게임 현황 파악을 위한 원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가맹 PC방을 대상으로 온라인 게임의 총판·마케팅 대행 등의 사업을 할 수 있고 사용자 PC의 관리 프로그램과 인터넷 브라우저의 첫 화면을 미디어 삼아 광고도 진행할 수 있다. 최근엔 인터넷 쇼핑몰 등이 젊은층이 많이 몰리는 PC방 첫화면 광고에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응 네티모 팀장은 “게임 분야의 강자와 유료 관리 프로그램 강자의 결합이라 긴장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한번 설치된 PC방 관리 프로그램은 교체하기 힘들어 전환율이 얼마나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웹 관계자는 “유료 관리 프로그램은 판매 후 추가 수익 구조에 한계가 있다”며 “무료 PC방 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늘어난 게임 인구를 상대로 다양한 시장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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