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오늘도 저를 만났습니다. 은행에서 출금할 때 잠깐 마주쳤던 것 기억나세요? 교통카드로 버스를 탈 때, 블로그 사진을 업로드할 때는 제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모두 합하면 수십 번도 더 만났습니다. 누구냐고요? 바로 서버(server)입니다. 개인용 컴퓨터와 구분해서 중대형 컴퓨터라고도 불리는… 잘 몰랐다고요? 그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해 온 저의 매력을 소개해볼까요.
◇ 클라이언트 요청에 데이터 처리·전송·저장=헉헉….오늘도 밀려드는 업무를 처리하느라, 정말 바쁘네요. 그래요. 영어로 서버 뜻은 ‘섬기는 사람’ 혹은 ‘봉사자’입니다. 컴퓨터 용어로는 무엇인가를 요청받아서 그 일을 처리해주는 컴퓨터나 프로그램을 서버라고 합니다. 요청하는 쪽은 클라이언트(client 의뢰자)라고 합니다. 서버가 요청받은 업무는 각양각색입니다.
홈페이지를 보여주는 웹서버, 데이터베이스(자료)를 관리하는 DB서버, 인터넷주소를 IP로 변환해 주는 DNS서버, 각종 파일을 전송시켜주는 파일 서버, 통신 장치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한 통신 서버 등등. 그야말로 서버는 기업과 기관에서 데이터 처리 및 전송, 저장하는 중심 역할을 합니다. PC가 개인 업무를 처리하도록 설계된 반면, 서버는 남의 업무를 처리하는 데 최적화된 것이 특징입니다. 이 때문에 서버는 PC에 비해 CPU(중앙처리장치)의 속도, 메모리 및 디스크 용량이 절대적으로 크고 24시간 가동해도 잘 다운되지 않도록 만들어졌습니다. 고성능 네트워크 장치를 달아서 다른 컴퓨터와 끊임없이 통신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기본이구요. 이 때문에 서버 이름 중에는 IBM사의 ‘시스템 Z(다운 시간이 제로라는 의미), HP사의 ‘논스톱(절대 멈추지 않는다)’ ‘인테그리티(결점이 없다)’ 후지쯔의 ‘프라임파워(최고성능)’‘프라임퀘스트(고품격을 추구하다)’ 등 무중단과 성능을 강조하는 경우가 유난히 많습니다.
◇정보화 사회 곳곳에서 대활약=특히, 저는 대형 은행에서 핵심 업무를 부여받은 중앙 서버라 정말 바쁩니다. ‘입출금해 달라’‘통장 개설 및 정리해 달라’ ‘잔고를 조회해 달라’ 는 전국 각 지점의 요구로 잠시도 쉴 틈이 없습니다. 저는 각 지점 은행 창구 단말기나 자동화기기(ATM)로부터 한꺼번에 밀려드는 업무 순서를 정하고 문제를 하나씩 풀어갑니다. 신한은행의 경우, 초당 2000여 건의 업무를 처리하는 서버를 갖추고 있습니다.
온라인 게임인 ‘리니지’에서 일하는 게임 서버는 사용자들의 PC와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게임을 실행하는 역할을 부여받았습니다. 리니지 업데이트 버전이 나온 첫날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렸습니다. 서버 증설하느라 밤을 지샌 관리자들의 노고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기상청이 보유한 거대한 서버는 연산 처리 능력이 매우 뛰어나 ‘슈퍼컴퓨터’라 불립니다. 기상청 슈퍼컴 2호기는 기상위성과 관측소로부터 엄청난 양의 관측치(구름양과 움직임, 기온 및 습도)를 받아 순신간에 복잡한 계산을 척척 해냅니다. 연산 속도는 무려 1초에 18조회에 이릅니다.
◇ 비싼 서버는 빌딩 값과 맞먹어=이쪽 세계의 몸값도 성능에 따라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서버 계의 형님격인 메인프레임은 불과 몇 대값이 작은 빌딩 가격과 맞먹는 수십억∼백 억원 수준입니다. 반면, 값싼 CPU를 쓴 100만원 대 서버도 있지요. 은행 DB를 다루는 저는 수억 대를 호가하는 비싼 몸입니다. 실제로 본사 공장에서 출고되기 전, 몇 번씩이나 엄격한 품질 테스트를 받았습니다. 사실 제가 좀 민감한 편이거든요. 전문업체가 이중삼중 제품 포장을 했던 것은 물론이고요, 공항 보세 창고로 운송될 때는 무진동 차량을 탔습니다. 다른 국가로 공급될 때는 꼭 비행기를 이용하지요. 서버는 고가 장비이기도 하지만, 미사일 유도 장치 등 전쟁 목적으로도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전략 물자로 구분됩니다. 세관을 통과할 때 복잡한 절차를 거치는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중형급 서버 수명은 대략 5년 정도. 그 최후는 어떨까요. 99년 도입돼 국내 최고성능을 자랑했던 기상청 슈퍼컴 1호기(성능 224기가플롭스급) 이야기입니다. 기상청은 5년이 지난 후 슈퍼컴 2호기가 도입했고 1호기는 다른 공공기관에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원하는 기관이 없어 결국 해체 운명을 맞았답니다. 결과론적 얘기지만 5년 사이에 서버 가격은 크게 떨어졌고, 슈퍼컴 1호기를 유지하는 데 드는 각종 공간 임대료와 전력 비용을 생각하면 아무리 ‘공짜’라지만 오히려 받지않는 게 득이었던 셈이죠. 160억원의 고가 슈퍼컴 1호기는 부품별로 팔려나가거나, 고물 중개업체로 직행했습니다. CPU제조업체와 서버업체의 끊임없는 기술 및 가격 경쟁으로 한때 온갖 영화를 누리던 서버도 혹독한 몸값 추락을 경험해야 합니다.
◇ 유비쿼터스 혁명 시대로=요즘 유비쿼터스 컴퓨팅이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 유비쿼터스 컴퓨팅 기술을 적용한 도시를 ‘U-시티’라고도 하지요. (유비쿼터스는 ‘언제 어디서나 존재한다’는 라틴어) 유비쿼터스 사회에서는 칩과 센서가 내장된 물품과 지역 곳곳에 설치된 고성능 서버와 컴퓨터들이 서로 자유롭게 통신합니다.
IT전문가들은 80년대 ‘한 가정 1대 PC 붐’이 일었다면 ‘한 가정 1대 서버’라는 구호 아래 홈서버 붐도 일어날 것이라고 앞다퉈 예언했습니다. 유비쿼터스 사회에서 서버의 역할은 더욱 커지겠지요.
이 때문에 제레미 리프킨이라는 사회학자는 자본주의의 핵심 가치인 ‘소유의 시대’는 끝나고 (서버와 네트워크에) ‘접속의 시대’가 새롭게 열렸다고 논했습니다.
이야기가 나온 김에 우리나라 주요 도시의 ‘U-시티’ 계획을 찾아보세요. 서버와 네트워크가 씨줄과 날줄처럼 연결된 미래 사회를 엿보게 될 것입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기고-"슈퍼컴퓨터에 꿈을 심자"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양병태 원장 btyang@kisti.re.kr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국가 슈퍼컴퓨팅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슈퍼컴퓨터의 원리는 우리가 사용하는 PC와 똑같습니다. 다만 정보를 계산하는 능력이 슈퍼(super), 즉 ‘매우 뛰어난’ 컴퓨터입니다. 사람으로 치면 ‘슈퍼맨’이라고 할까요. PC가 1개 CPU를 쓴다면 슈퍼컴은 수십, 수백개 심지어는 수만개 CPU를 씁니다.
일반적으로는 성능이 세계 500위권 안에 드는 컴퓨터를 슈퍼컴퓨터라고 부릅니다. 현재 기준이라면 2.7테라플롭스, 즉 1초에 2조7000억번 이상 연산이 가능한 컴퓨터는 슈퍼컴퓨터로 쳐줍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은 기상청이 도입한 ‘크레이 X1E(전 세계 29위)’입니다. KISTI가 올해 도입하는 슈퍼컴퓨터 4호기는 250테라플롭스(1초에 250조번 연산)를 목표로 합니다. 세계 5위 성능의 슈퍼컴퓨터가 가동될 날도 머지않았습니다.
슈퍼컴퓨터 관련 기술은 각 나라가 자존심을 걸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분야 가운데 하나입니다. 한 나라 과학기술 수준의 잣대로 슈퍼컴퓨팅 규모가 거론될 정도지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더 빠르고 규모가 큰 슈퍼컴퓨터일수록, 더 빠르고 정확하게 과학기술 연구개발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나라가 10년 걸릴 연구를 1년에 성공시켜 주는 것이 바로 슈퍼컴퓨터의 능력인 거죠.
지난해 박창범 한국고등과학원 교수팀은 KISTI의 슈퍼컴퓨터 3호기를 사용해 단 80일 만에 ‘우주의 진화과정’을 밝혀내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일반 컴퓨터를 이용하면 약 6만년이 걸릴 규모의 연구였지요. 반도체, 수소연료부터 김치냉장고와 자동차 신차 모델 개발까지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큰 성과를 낸 사례는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 정도입니다.
이제 슈퍼컴퓨터에 학생 여러분의 꿈도 실어보세요. 우주여행을 하고, 인공태양을 만들고, 암과 에이즈를 정복할 신약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직접 슈퍼컴퓨팅 전문가가 되어 우리나라를 ‘슈퍼 코리아’로 만들어 보는 것도 물론 좋겠죠. 불가능은 없습니다. 여러분의 미래엔 언제나 슈퍼컴퓨터가 함께 할 것이니까 말입니다.
◇신문보내기 참여 업체-CJ홈쇼핑
CJ홈쇼핑(대표 임영학 www.CJmall.com)은 1995년 8월 1일 대한민국 최초로 TV홈쇼핑 방송을 시작한 이래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새롭고 즐거운 쇼핑문화를 탄생시키며 온라인 유통문화를 선도해오고 있다.
특히 지난 2003년부터 ‘트러스트 빌딩(Trust Building)’ 기반의 차별화된 신뢰경영을 선보여 대한민국 온라인 쇼핑문화를 재창조해가고 있으며 최근에는 중국에 진출한 동방CJ홈쇼핑을 비롯해 T커머스, M커머스, DMB 쇼핑, 오픈마켓 엠플 등 차세대 성장동력 육성에도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CJ홈쇼핑은 기업의 나눔 문화 확산에서도 업계를 대표하고 있다. 지난 2004년 12월부터 ‘사랑을 주문하세요’라는 모금방송을 매월 1회 이상 진행해 총 35억원을 월드비전·CJ나눔재단·여성재단 등에 전달했다.
◇인터뷰-임영학 대표이사
CJ홈쇼핑의 임영학 대표이사는 아동복지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각별하다. 지난 크리스마스에는 주문 1건에 1000원씩을 기부키로 약속하고 2000만원을 결식아동 돕기 사업에 후원하는 등 창사기념일을 포함해 연 2회 이상 아동돕기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임 대표는“어린이와 청소년 시기의 가치관 형성이 인생의 방향을 결정하게 된다”면서 “신문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습득하고 사회 이슈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가지는 것이 초·중·고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특히 우리나라는 IT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아동·청소년 대상의 IT 교육과 잠재능력 개발이 시급하다”며 “이를 위해 전자신문이 전개하고 있는 신문보내기 캠페인에 더 많은 관심과 격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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