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기술 국제 심포지엄]나노기술은 삶의 패러다임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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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5일 나노종합팹센터가 개최한 ‘나노기술 국제심포지엄 2007’에서는 21세기 신산업혁명을 주도할 미래 핵심기술로 ‘NT 컨버전스’가 행사 내내 화두로 주목 받았다. 이에 전자신문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성철 물리학과 교수의 사회로 미국 IBM의 가밤 샤히디 수석 연구위원과 프랑스 국책연구기관인 쎄아·미나텍의 진샬레스 구베르뜨 기술이전 사업부 총책임자, 일본 노무라 종합연구소의 나오키 이케자와 수석연구위원, 국내 효성기술원의 성창모 원장, 나노종합팹센터 이희철 소장 등이 참여하는 지상 좌담회를 마련했다. 이날 좌담회에서 논의된 나노기술의 시장과 응용, 새로운 영역의 나노과학 및 기술, 나노 산업화를 위한 산학 연계의 중요성 등에 대해 요약한다.<편집자주>

◇참석자

가밤 샤히디(미국 IBM 수석연구위원>

나오키 이케자와<일본 노무라 종합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성창모<한국 효성기술원장>

신성철<한국과학기술원 물리학과 교수>

이희철<한국과학기술원(KAIST) 부설 나노종합팹센터 소장·KAIST 전기및전자공학과 교수>

진샬레스 구베르뜨<프랑스 쎄아·미나텍 기술이전사업부 총책임자>

(가나다 순)

※사회 신성철 KAIST 물리학과 교수

 

<약력>

 1. 가밤 샤히디=미국 IBM 수석 연구위원

-미국 MIT 대학 전자공학 학사, 석사, 박사 학위

-실리콘온인슐레이터(SOI) 창안

-IBM서 CMOS 기술 개발 주도

 2. 진샬레스 구베르뜨=프랑스 ‘쎄아·미나텍(CEA/MINATEC)’ 기술이전 사업부 총책임자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대학 박사

-CEA(프랑스 원자력청) 산하 LETI(정보기술 연구소)서 리소그래피 기술 개발 주도

-마이크로 일렉트로닉스 개발에 초점을 둔 유라세스(EURACCESS) 유럽 네트워크 프로그램과 EUV(원자외선) 리소그래피 프로그램 주도

 3. 나오키 이케자와=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일본 게이오 대학 박사

-현 노무라종합연구소 자문위원장

-2006년 ‘비즈니스로서의 나노기술(2010/2015년 나노기술 시장의 가시화)’ 집필

 4. 성창모 한국 효성기술원장

-리하이대학 금속공학 박사

-현 효성기술원장

-대통령 자문정책기획위원회 위원

 5. 신성철 KAIST 물리학과 교수

-한국과학기술원 석사, 노스웨스턴 대학 이학박사(재료물리)

-전 한국과학기술원 부총장

-현 한국과학기술원 물리학과 교수, (사)대덕클럽 회장

 6. 이희철 나노종합팹센터 소장

-일본 동경대학 박사(반도체 전공)

-전 한국과학기술원 나노과학기술연구소 소장

-현 한국과학기술원 부설 나노종합팹센터 소장, 전기및전자공학과 교수

 ◇사회(신성철 KAIST 물리학과교수)=나노기술은 지금부터 약 50년 전인 1959년 리차드 파인만 교수가 미국물리학회 (APS)에서 연설한 내용을 얘기 안 할 수 없다. 당시 파인만 교수의 연설 내용을 아무도 믿지 못했지만 현재 나노기술은 개개의 원자를 직접 관찰할 수 있는 SPM 기술 등의 발전으로 IT·BT와 더불어 21세기의 기술로 세계 여러 국가들이 집중하여 투자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이 2000년부터 투자에 나섰으며, 한국 정부도 2001년부터 NT 분야에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4∼5년 동안 나노기술 개발은 세계적으로 붐 업 돼 있다. 현재 나노기술은 성장 단계에 도달했지만, 상업화로의 적용이 예상에 못 미친다는 거품논란도 있다. 오늘 회의는 신문의 독자인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나노기술을 설명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먼저 나노란 무엇인지 원론적인 부분에 대해서 살펴볼까 한다. 나노는 원자 수준에서 재료를 취급할 수 있는 새로운 물리 현상이다. 나노는 크기 및 재료에 따라 물리성질이 변화한다. 새로운 성질을 갖는 재료를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에 대한 응용분야를 찾는 연구들이 중요하다고 본다.

 ◇나오키 이케자와(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 수석연구위원)=나노기술이란 나노 크기를 관찰하고, 이해하고, 제조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가령 플러렌, 탄소나노튜브, DNA 등을 관찰하고, 이해하고 제조하는 것이 실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표면을 관찰하고, 전자상태를 이해하며, 미세구조를 조절하는 것도 나노기술 영역이다. 일본에서는 개발된 나노기술을 오일, 음식, 해상도 등 영역으로 다양하게 상업화하고 있다.

 ◇사회=2D 나노 박막은 반도체에서 완성했고, 1D 나노 와이어는 현재 개발중에 있다. 나노 닷은 향후 나노기술의 개발 목표가 될 것이다. 그럼 다음 주제로 나노기술이 왜 중요하며 그 영향과 효과 및 기술개발의 돌파구는 무엇인지 논의해 보자.

 ◇진샬레스 구베르뜨(프랑스 쎄아·미나텍 기술이전사업부 총책임자)=나노재료는 크기가 작아지면서 표면의 비율이 극대화된 재료로, 그 효과를 이용하는 응용분야인 촉매, 태양전지 등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또 다양한 분야들 재료, 물리, 화학, 생물, 화공, 전자 등 다학제간 융합을 통한 돌파구 찾기가 중요하다.

 ◇성창모(효성기술원장)=똑똑하고 지능화된 제품이란 기존의 생각에서 개념, 패러다임이 변해야 한다. 기존 개념을 깨고 새로운 개념과 융합기술 학제간 토론 등을 통한 연구개발이 중요하다. 나노기술은 인간을 위한 새로운 상품이다.

 ◇이희철(나노종합팹센터 소장)=나노기술은 2가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첫째, 기존기술의 활발한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3D 구조의 반도체소자,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 디바이스, 단전자 트랜지스터, 테라바이트 용량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두번째로는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나노로봇 기술이 활용된다면 향후 미래 암 치료 등 시장 분야에서 급성장이 예상된다.

 ◇나오키 이케자와=지난해 일본내 NT 제품 생산 규모는 9000억엔 수준이었다. 하지만 오는 2010년에는 이보다 6배 이상 급성장한 6조엔의 시장이 예상되고 있다.

 ◇사회=이번에는 나노기술의 상품화 부분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대량생산에 대한 현재 상태와 미래 모습을 전망해보자.

 ◇나오키 이케자와=제품 생산과 원료재료는 분리할 수 없으며, 재료 없이 나노기술은 불가능하다. 일본에서는 반도체, 철강, 유리 세라믹, 유기 재료등 모든 재료분야에서 공공기관과 민간의 나노기술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나노기술 응용개발의 무수한 노력으로 현재 화장품과 의류 분야에서 개발 결과들이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현재 ‘나노기술’ 이라는 용어가 일반화되어 TV 및 편의점등 광고에서 일반인들도 쉽게 접하고 있다. 최근 아내가 나노기술에 대해 물어봐서 내 자신이 놀란적도 있다. 작년 NRI 통계자료에 따르면 일본 국내에서 나노기술 관련 상품의 생산은 2004년 9000억엔, 2010년 6조엔, 2015년 23조엔으로 성장이 예측되고 있다. 에너지 응용분야, 특별히 베터리의 경우 급성장이 예상된다. 그리고 전자 제품의 경우 2015년까지 주력 품목으로 나노기술의 응용을 계속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가밤 샤히디(미국 IBM 수석연구위원)=반도체 분야에서 이미 사용되고 있다. 바이오 분야에도 응용되고 있다.

 ◇진샬레스 구베르뜨=바이오칩, 화장품, 나노전자제품, 나노입자, 탄소나노튜브 등 다양한 나노제품들이 나오고 있다. 기존 제품으로부터 새로운 형태의 구분이 필요하다. 인간 몸의 경우도 나노재료라 할 수 있다. 나노에 대한 구분방법의 기준이 필요하다. 기술적 관점에서 어떻게 나노 크기로 제조할 것인가 하는 제조기술이 나노기술을 구분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재료의 크기가 나노 크기로 작아지면 양자역학적인 터널링 현상 등 새로운 나노물성을 갖는다. 이 현상은 기존 과학기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전통적인 재료의 현상이기도 하다.

 ◇가밤 샤히디=프린팅 할 수 있으면 만들 수 있다. 패터닝 기술이 중요하다. 기술적 측면에서 프린팅 기술이 한계이다.

 ◇이희철=최근 나노기술 산업화에 대한 여러 가지 좋은 신호들이 있다. 첫째, 나노 화장품 등 다양한 나노기술 제품들이 시장에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소비자들의 인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두번째로, 산업체가 나노기술을 적용한 FED 디스플레이, 60나노 메모리 등과 같은 최종 제품을 개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세번째로, 시장에서 나노기술의 산업화에 대해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 나노기술에 대한 벤처 투자는 미국을 중심으로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최근 메릴린치와 같은 투자 은행들이 NT 회사들을 위한 펀드를 조성했으며, 이와 관련한 펀드 판매 가격을 준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노기술을 활용한 성공적인 제품들이 아직은 많이 존재하지는 않는다. 나노기술을 접목한 성공적인 제품들과 이를 기반으로 벤처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성공적인 기업들이 가까운 미래에는 반드시 등장할 것이다. 이렇게 성장한 기업들이 다시금 나노 비즈니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더 나아가서는 나노기술의 산업화를 촉진할 것이다.

 ◇성창모=다른 관점에 대해서 얘기하겠다. 나노기술은 일반 제품의 상업화와는 차이점이 있다. 연구에서 100% 성공했다고 하지만 97% 성공에 나머지 3%가 실패할 수 있다. 이중 3%는 매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희철=대부분 나노기술은 대기업보다 작은 규모인 벤처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사회=최근 최양규 교수가 8㎚ 플래시 메모리를 NNFC와 공동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상업화와 관련, 앞으로 대학과 연구소, 산업체가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지에 대해 얘기해보자. 기존 대학에서 나노교육을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성창모=나노기술의 상품화에 다른 관점을 갖고 있다. 나노기술이 활성화되려면 3가지 부분이 중요하다. 첫째, 독창성이다. NT는 기존 상품화 방법만으로는 안된다. 둘째, 디자인의 중요성도 빼놓을 수 없다. 디자인 스쿨 과정이 도입돼야 한다. 셋째는 나노기술의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와해성 기술(deruptive technology)임을 인식하는 것도 중요하다. 와해성 기술은 세상을 하루아침에 바꾸는 기술로, 기존 산업체계는 물론 삶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기술을 말한다. 나노기술이야 말로 산업화의 와해성 기술이라고 본다.

 ◇나오키 이케자와=대학과 국가연구소는 기본·기초 연구에, 회사는 상품화에 각각 집중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자금과 장비, 인력을 공급해야만 한다. 그 중에서도 자금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현재 국가별 공공 R&D 비용을 살펴보면 일본이 16∼17%, 미국 30%, 프랑스와 중국이 각각 20%, 한국이 25%를 투자하고 있다.

 ◇사회=일본에는 나노기술 관련 박사들이 산학연에 고루 분포돼 있다. 하지만 한국은 사정이 다르다. 전체의 80%가 대학에 집중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공동 연구에 어려움이 많다. 공동 연구시 기업체에서 학교에 요청에 사람을 보내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나오키 이케자와=국가는 대학과 산업체들에게 공동 연구할 장소와 인큐베이터 등 원천기술개발에서 상업화 검증에 이르는 시설을 공급해줘야만 한다. 특허, 지적재산권이 창출될 수 있도록 기술 이전해주는 역할이 필요하다. 국가적 인프라는 산업화가 가능한 특허를 개발해 이를 산업화할 수 있는 능력있는 기업체에게 기술이전 하는 IP 공장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와 더불어 장비 및 시설을 활용하여 도출되는 기술을 가지고 새로운 기업으로 스핀오프 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 운영해야 한다. 이러한 기업들이 많아질수록 집적시설을 중심으로 하나의 클러스터가 조성될 수 있다고 본다.

 ◇이희철=최근 국가별로 나노기술 연구센터 설립이 잇따르고 있다. 프랑스 미나텍을 비롯, 미 국립 나노기술기반네트워크, 한국 국가나노종합팹센터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 팹에서는 3가지 역할을 하고 있다. 첫째는 R&D 지원이다. 다양한 기본 아이디어의 테스트를 지원하고 있다. 둘째는 고가 장비를 사용해 창의적인 연구지원과 다양한 기술을 직접 개발하고 있다. 셋째는 대학과 산업계, 연구소간 협력을 연계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대학에서 개발된 기술을 산업계에 기술을 이전하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대학과 기업체, 정부출연연 사이에서 우리 센터가 좀 더 오픈되기를 원한다. 장비를 사용하는데 접근하기 어렵고 비싸다는 일부 불만이 있기도 하다.

 ◇성창모=국가적인 나노 인프라의 사용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은 연구개발자들이 언제나 편하고 저렴하게, 또는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가의 가격정책은 연구의지가 불타는 의욕있고 젊은 연구자들의 의지를 저해하는 요소라고 본다.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 할만한 나노기술 연구개발 과제는 무상으로 팹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인 지원 제도가 필요하다. 물론, 이러한 과제를 지원하는 팹시설에는 그만한 지원이 뒷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희철=정부로부터 많은 자금을 지원받고 있다. 장비를 개방하는 문제는 일부 어려움이 있다. TEM, SEM 같은 측정 장비는 개방이 가능하다. 하지만, E-Beam과 같은 고가의 장비들은 개방하기 힘들다. 나중에 장비 유지관리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외부의 많은 연구자들이 무료로 자유롭게 사용하고 싶어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신성철=21세기는 기술 혁신 시대다. 특히 나노기술을 사용한 신제품과 기존 제품의 업그레이드 현상이 지속적으로 일어날 것이다. NT의 상품화는 가속화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산학연의 협력이 그 어느때보다도 필요하다.

 정리=신선미기자@전자신문, sm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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