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지도 `춘추전국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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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지도 시장에 후발주자들의 추격이 매섭다. 사진은 시터스의 ‘루센 V1.4’. 국내 최초로 ‘방향표지판(이정표) 안내기능’이 탑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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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비게이션 ‘전자지도(맵)’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고 있다.

SK㈜, 시터스 등 후발주자들의 본격 진입으로 국내 맵 시장이 춘추전국 시대를 맞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공급 불균형에 기인한다. 최근 내비게이션 단말기의 수요가 크게 늘면서 관련 제조업체는 100여개로 급증했다. 반면 내비게이션의 최고 핵심 SW인 맵은 팅크웨어와 만도맵앤소프트가 시장의 80%를 독식하고 있는 구조다. 그나마 팅크웨어는 단말기도 직접 생산하는 자사 정책상 타 제조업체에 아이나비 공급을 극도로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비게이션 제조업체와 후발 맵 업체의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국내 맵 시장의 구도가 복잡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간 SK텔레콤, TU미디어 등 관련 계열사에만 맵을 공급해온 SK㈜는 하이온콥 등 타 제조업체에도 판매한다. 최근에는 자체 맵 브랜드 명칭도 ‘토마토 나비’로 확정, 외부 영업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다.

SK㈜로부터 원도를 받아 ‘루센’이라는 자체 맵을 제작·판매하는 시터스는 디지털큐브 등 신규 내비게이션 제조업체로 판로를 넓히는 한편, 중국 등 해외시장으로도 마케팅을 다각화하고 있다.

파인디지털은 지난 연말 더맵의 맵SW사업 부문을 60억원에 인수, 맵 전문업체인 ‘맵퍼스’를 자회사로 설립했다. 이에 따라 ‘파인맵’이라는 자체 전자지도를 생산, 자사 내비게이션 단말기인 파인드라이브에 탑재해 판매중이다.

이밖에 하이온콥은 수출용 내비게이션에 탑재되는 맵에는 자체 맵SW를 탑재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등 일부 단말기 제조업체들도 맵 시장 진출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하지만 다년간의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한 전자지도의 특성상 이들 신생업체가 갖는 문제점도 많다. 최근 삼성전자가 내놓은 애니콜 내비게이션이 시장에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도 하드웨어의 성능에 비해 탑재된 전자지도(PMI맵)의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강정규 팅크웨어 경영지원실장은 “대기업이 뛰어들어도 쉽게 만들어내지 못하는 게 전자지도”라며 “업그레이드에만 한해 20∼30억원이 소요되는 등 유지·관리 비용만해도 웬만한 중소기업이 감당하기 버거운 수준”고 말했다.

그러나 엄영식 하이온콥 상무는 “행정자치부의 ‘도로명 부여사업’이 최근 마무리됨에 따라 후발 업체의 맵 시장 진입이 용이해졌다”며 “이같은 환경변화와 수요급증세에 발맞춰 맵 시장의 판도 역시 크게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