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정보보호 업계 2세대 CEO였던 김철수 전 안철수연구소 사장이 지병으로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10여년 안팎의 짧은 벤처 역사 동안 현직에 있던 CEO가 별세하신 사례가 드물어 그런지 인터넷 검색 순위도 상위에 오르는 등 애도의 물결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고인은 지난 2005년 3월 안철수연구소가 10주년이 되는 날 안철수 사장의 퇴임과 함께 신임 CEO 자리에 올랐습니다. 똑같은 ‘철수’라는 이름 때문일까요. 고인의 이름 앞에는 어느새 보안인이란 이름표가 붙었습니다. 2년이 채 안되는 짧은 기간이었는데도 말예요.
고인은 재직기간 벤처기업으로선 쉽지 않은 살아있는, 건전한 기업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음악에 애정이 깊었던 고인은 사내 밴드를 결성하는 등 직원들과 긴밀한 스킨십을 유지했다고 합니다. 아름다운가게와 함께 작은 사랑을 실천하는 건강한 벤처문화 정착에도 노력했고요.
이런 문화 때문인지 고인이 지난해 10월, 1년 7개월 만에 건강 악화로 CEO 자리에서 물러난 후에도 안연구소 직원들은 사장의 건강 회복에 함께 노력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어느 추운 날이던가요. 안연구소에 취재차 들렀는데 엘리베이터 안에서 직원들이 나누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내일 수혈하러 가야 하기 때문에 저녁 술자리에 참석할 수 없을 거라는 얘기를 하더군요. 전직 사장을 위해 수혈하겠다고 저녁 메뉴를 걱정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어떤 직원은 자신의 휴가를 쪼개 5개월여 동안 수혈하는 정성을 보였다고 합니다.
고인은 이런 주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새 길을 떠났지만 언제나 그들 곁에 함께할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이런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그들이 있기에 삶은 아름다운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김인순기자@전자신문, in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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