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문서 기록이 시작된 30만년 전부터 그동안 만들어진 데이터의 10배에 이르는 규모가 2006년 한 해에 새로 만들어졌다. IDC는 자체 보고서에서 지난 한 해에만 ‘1610억기가바이트(Gb)’의 디지털 데이터가 생성됐다고 집계했다. 이는 ‘161엑사바이트(EB)’로 지난 30만년 동안 학자들이 추정하는 축적 데이터 규모가 ‘12EB’인 점을 감안할 때 단순 비교해도 10배를 훌쩍 넘는 수치다.
◇2010년 ‘제타바이트(ZE)시대’ 개막=디지털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IDC는 사진·동영상·e메일·웹페이지·단문 메시지 등 아날로그 데이터를 제외한 모든 종류의 디지털 데이터를 추산했을 때 대략 161EB가 새로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1테라바이트(TB:1000Gb)가 A4 용지에 기록해 쌓으면 높이가 100㎞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들 데이터를 책으로 엮으면 지구와 태양을 12번 왕복할 수 있는 규모라고 덧붙였다. 또 이를 저장하려면 최대 저장 용량의 최신 MP3플레이어 제품 ‘아이팟’ 기준으로 20억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IDC는 이런 추세라면 2010년께 천문학적 수치로 일컬어지는 ‘1제타바이트(ZB)’에 근접한 ‘988EB’까지 데이터가 폭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003년에 비해 8배 성장=이번 조사 결과는 폭증하는 디지털 데이터 현황을 그대로 보여줘 주목된다. 이에 앞서 버클리대학이 조사한 보고서에서는 2003년 당시 디지털 데이터 규모를 5EB로 추산했다. 5EB는 쉽게 이야기해 미국 의회 도서관 3만7000개에 이르는 용량이다.
IDC 측은 2003년과 비교해 조사 결과가 차이나는 것은 당시에는 복제 데이터를 제외한 원본 데이터만을 계산했기 때문이라며 원본만을 고려해도 40EB로 2003년에 비교해 3년 만에 8배 이상 성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를 담당한 IDC 존 가츠 연구원은 “인터넷·UCC 등으로 디지털 콘텐츠가 범람하는데다 기업에서 대부분의 문서를 디지털로 보관하는 등 정보기술의 발달로 데이터의 디지털화가 가속화하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저장 공간은 “뜨거운 감자”=데이터가 폭증하면서 이를 보관하고 접근할 수 있는 저장공간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보고서는 아직은 저장시스템 증가 속도가 데이터 속도를 앞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점차 격차가 벌어지면서 수많은 데이터를 보관할 수 있는 시스템의 필요성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 한 해 161EB 데이터가 만들어진 데 비해 전 세계 메모리와 스토리지 시스템은 총 185EB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0년께는 저장공간은 601EB 수준인 데 비해 데이터 규모는 988EB까지 치솟는다고 예측했다. IDC 측은 “디지털 데이터의 특성상 이용하고 사라지는 데이터가 많아 아직은 여유가 있지만 점차 저장공간 문제가 산업계의 이슈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용어 설명-기가(Gb)에서 제타(ZB)까지
모두 저장 용량을 나타내는 말이다. 가장 기본이 되는 단위가 바이트(Byte)다. 이어 킬로(kB), 메가(MB), 기가(Gb), 테라(TB), 페타(PB), 엑사(EB), 제타(ZB), 요타(YB) 순으로 단위가 커진다. 메가가 1000이 되면 기가가 되고 기가 다음 단위는 10조를 나타내는 테라, 테라 위에는 1000조를 나타내는 페타(Peta), 100경을 나타내는 엑사(Exa), 10해를 나타내는 제타(Zetta), 자를 나타내는 요타(Yotta) 식이다. 참고로 1000Gb를 의미하는 1테라는 MP3파일 25만개, SD급 영화 500편, HD급 영화 125편을 저장할 수 있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데이터와 시스템 증가 속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