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예측

 미래 2015년, 인터넷TV에 신제품 피자광고가 나오자 피자 냄새가 퍼지면서 식욕을 자극한다. 앞으로 10년 뒤에는 홈쇼핑·드라마·광고에서 냄새를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신세대는 미니홈피에 음악·아바타 대신 꽃향기로 장식하는 데 열을 올리고 인터넷으로 향기를 선물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는다. 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년 후 ‘IT기술예측(Technology Foresight)’이 제시한 미래생활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다. 오는 2012년에는 한번 충전으로 2개월 이상 휴대폰을 사용하고, 2018년에는 의료용 로봇이 수술을 수행하는 미래 모습도 그려졌다.

 시나리오는 미래에 있을 법한 여러 가지 상황을 가장 명료하게 보여준다. 미래 모습을 직접 그려봄으로써 상황에서 맞는 대응책을 찾을 수 있는 최적의 수단이다. 미래 소비자의 요구를 파악해 차세대 제품 개발시기도 맞출 수 있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통해 미래 세상을 예측하는 작업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지난 1910년에 독일 과학자들은 이미 ‘100년 후 예측하기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그 결과 이들은 100년 전에 사과만 한 딸기가 등장하고 전국에 극장이 생기며, 정신병자가 엄청나게 늘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지난 1950년대 미국 군사기관에서 일하던 허먼 칸도 ‘미래의 체험’이라는 저서에서 100가지를 예측했는데 이 중 95가지가 적중했다. 현금자동지급기 보급과 비디오리코더(VCR) 등장, 위성항법장치(GPS) 활용, 초고속 열차 개통 등이 그가 맞힌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효과적인 체중조절 기술로 누구나 원하는 몸무게를 가질 수 있거나 인간도 휴식과 치료 목적으로 겨울잠을 잔다, 모든 사람이 개인 비행기를 소유하게 된다는 예측은 빗나갔다.

 미래를 아무런 근거 없이 함부로 얘기해서는 곤란하다. 그러나 미래 예측은 현실을 뛰어넘는 상상력과 아이디어가 생명이다. 예측은 빗나갈 수도 있다. 오히려 상상력이 빈곤한 예측이 문제다. 세상이 변하는 데 미래 20년은 과거 200년과 맞먹는다. 그래서 미래 예측은 지나친 상상력이 최고의 미덕이다.

주상돈차장·u미디어팀@전자신문, sd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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