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RFID 활성화, 정책 지원이 우선

 미래 유망산업의 하나로 꼽혀온 전자태그(RFID)산업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도 이 같은 상황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RFID 수요를 맨 앞에서 이끌어가야 할 대형 유통업체는 올해도 RFID의 적용을 유보하고 있다. 실제로 신세계나 롯데쇼핑·현대백화점·삼성테스코 등 주요 유통업체의 올 사업계획에도 RFID에 대한 투자는 거의 없거나 아직도 검토 중이라는 것이다. RFID를 적용할 경우 가장 큰 혜택을 거둘 것으로 꼽혔던 유통분야마저 이 정도 수준이라면 다른 분야는 말할 것도 없다. RFID사업은 정부의 시범과제를 수행하는 것 정도에 만족해야만 하는 상황인 셈이다.

 그러나 RFID산업에 대한 전망은 어느 산업 못지않다. 국내 주요 대기업의 사업계획에는 RFID가 맨 앞자리에 놓여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미국 등 선진국도 미래 유망산업으로 RFID를 꼽고 있다. 그만큼 유망산업이라는 얘기다. RFID는 지금 유통 전산화의 핵심 솔루션인 바코드에 비해 엄청나게 많은 데이터를 내장할 수 있고 비접촉식으로 인식이 가능하며, 쉽게 정보의 변경이 가능하다는 등의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이른 시일 내에 RFID가 바코드를 급속히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럼에도, RFID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기 시작한 지 거의 10년이 다 돼가지만 아직도 시장은 미미하다. 실제 현장에서는 상품 판매 및 재고 정보 등에서 바코드보다 RFID가 월등하게 많지만 이를 다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불완전한 인식률, 비싼 가격 등은 구태여 RFID를 도입할 만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여기에 유통산업의 투명성이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모든 자료의 투명성이 전제되는 RFID 도입은 대형 유통업체의 입장에서는 가능하겠지만 영세 납품업체에는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결국 지금 RFID의 도입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오게 되는 상황이다.

 시장이 없다면 그만큼 RFID의 산업화는 늦을 수밖에 없다. 이는 곧 미래 유망산업인 RFID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이는 우리 기업이 RFID산업의 주도권 경쟁에 나서지 못하고 이를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RFID 기능의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없다면 이는 상품성이 떨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현 상황에서 RFID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시장기능보다는 정책기능이 필요하다. 정부의 시범사업과제를 대폭 확대하는 것과 함께 유통업체들이 RFID시스템을 도입하게 되면 세제혜택을 제공하는 등의 과감한 지원대책이 뒤따라야 한다. 대형 유통업체도 더욱 투명한 유통시스템 구축을 위해 미국의 월마트처럼 선도적으로 RFID 적용에 나서야 한다. 그것만이 글로벌경쟁에서 가장 낙후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우리의 유통산업을 선진화하는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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