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팹리스업체, 미세공정 도입 다리 역할”
이동재 차터드 신사업 총괄 부사장
“90나노와 65나노 멀티프로젝트웨이퍼(MPW)를 두 달에 한 번씩 제공하는 등 최고 기술의 서비스를 파격적으로 제공할 것입니다. 한국은 지금 당장 나노 공정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지만 오히려 그 점이 더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동재 차터드 부사장이 한국 지사를 설립하고 지사장으로 왔다. 아시아지역 신사업을 총괄하는 그가 한국으로 오면서 지사를 세웠다기보다는 아시아 지역의 마케팅 본부를 한국으로 옮긴 셈이다. 아시아의 중심 역할을 해야 하는만큼 한국 시장 개척 의지는 더욱 높다. 초기 수요는 없지만 그 어느 지역 못지않게 공을 들일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시장을 처음 개척할 때에는 부장이나 이사 급의 직책을 가진 사람들이 지사에 파견 나오는 것에 비교해도 그렇다. 신사업 총괄 부사장이라는 직책은 많은 부분에 대한 결정권을 갖고 있어 어느 누구보다 많은 서비스와 협력 사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동재 부사장은 세계 3대 반도체위탁생산(파운드리)업체 중 하나인 차터드(싱가포르)에서 가장 성공한 한국 사람이다. 지난 8년 동안은 미국의 마케팅 총괄을 하다 1년 전부터 차터드 본사로 돌아와 90·65나노 사업화를 책임지고 진두지휘했다. 삼성전자 출신인 그가 미국에 있을 때에는 차터드와 IBM의 파운드리 공동플랫폼 개발 협력체제에 삼성전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놓은 사람이기도 하다.
공동플랫폼은 반도체설계전문(팹리스) 업체들이 한번의 설계로 여러 파운드리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로, 같은 반도체를 생산하더라도 파운드리마다 설계를 다시해야 하는 팹리스의 불편을 크게 줄여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와 차터드 IBM 등은 함께 45나노 반도체 공정을 개발 중이며 내년 말 완료할 예정이다.
그가 목표로 삼고 있는 분야는 팹리스를 대상으로 한 초미세 공정이다. 한국에는 90나노 이하 백엔드 공정을 지원해줄 디자인하우스가 거의 없다는 점도 한국에서 차터드의 입지를 키울 기회가 될 것으로 바라봤다.
이 부사장은 “내가 한국 사람이라서인지 몰라도 유독 차터드와 한국 사이의 인연을 많이 만들어 내온 것 같다”라며 “한국 팹리스 업체들이 65나노 공정과 같은 미세 공정을 하루라도 빨리 도입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 반도체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차터드만 해도 지분의 60%가 싱가포르 정부가 출자한 펀드 소유”라며 “한국도 벤처기업 뿐 아니라 가능성이 있는 중견기업들을 정부가 나서서 키워나가야 할 것이며, 기업을 키우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도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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