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문화콘텐츠 사업과 국가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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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만 하더라도 외국에서 한국산 물건은 그것이 간단한 봉제류든 전자제품·자동차 등 내구성 상품이든 품질·브랜드 가치와 상관없이 단순히 다른 경쟁 상품에 비해 가격이 싸서 팔렸다. 이러한 수출 브랜드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와 같은 일부 대기업이 막대한 해외 광고나 스포츠행사 협찬 등 많은 노력과 비용을 투입해 현재와 같은 한국산 제품의 위상을 만들었다.

 또 몇 년 전부터는 한국 가수들의 노래, 연속극, 영화를 통한 한류 바람이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권에 불면서 한국산 상품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이러한 여파로 아시아권에서는 한국 제조 상품에 대한 평가가 높아져서 한류로 가장 득을 보는 것은 그러한 한류를 창출한 당사자보다도 삼성·LG·현대자동차 등의 대기업이라는 것도 재미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무역 규모가 세계 10위권인 것에 비하면 선진국에서 우리나라의 국가브랜드 가치는 아직도 20위권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즉 이러한 국가브랜드는 상품의 교역 및 관광 수입, 심지어는 주식시장에 대한 평가, 국가신용도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사항이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가수 비의 뉴욕과 홍콩 공연을 현지 언론에서 대서특필한 것이나 동방신기 등의 한국 가수가 아시아 청소년의 각광을 받는다는 뉴스가 보도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에 대한 평가가 단순히 제조업 국가에서 문화를 만들 수 있는 국가로 변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에 ‘괴물’과 같은 영화가 우리의 끈끈한 가족적인 정서와 최신 그래픽 기술이 접합돼 호평을 받은 것도 반가운 현상이다.

 그러나 이러한 한류의 지속을 위해서는 좀 더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문화적 콘텐츠가 정보기술(IT), 특히 채팅상의 각종 아바타 등 상징물, 다양한 게임 그리고 애니메이션 산업과 결합돼 소중한 문화콘텐츠가 일회성이 아닌 최소한 5년 이상 시장성을 가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러한 시도는 생각만큼 쉬운 것이 아니다. 연예 매니지먼트를 전문적으로 하겠다고 최근에 코스닥에 우회 상장한 회사들에 대한 시장에서의 우려 섞인 평가를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문제점을 보면 기존의 연예 매니지먼트사들이 연예계에서의 단순 경력을 통한 즉흥적인 사업계획만 있지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지 못한 점, 각 스타들의 인기에만 너무 의존한 점 그리고 더 심한 경우는 코스닥에서 우회상장을 통해 띄우고 단기 차익을 노리는 점이 문제된다. 결국 건전하고 장기적인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지식재산권 관리를 하면서 지속적으로 시장경쟁력을 가지도록 육성해야 할 것이다. 문화콘텐츠 매니지먼트 사업이 단순히 동종 업계에서의 단기 경력에 의거한 한시적인 조직보다는 비즈니스·회계·법률전문가가 결합된 전문 조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러한 조직화에 당해 문화계뿐 아니라 문화관광부와 대기업들이 장기적인 로드맵을 가지고 협조해야 실제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문화부는 ‘한스타일’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우리 전통문화 콘텐츠의 국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드라마·가요·영화 등 대중문화 중심으로 탤런트·가수·영화배우 등 연예인들이 이끌어온 한류를 정부 차원에서 계승 발전시키는 노력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무척 반가운 소식이다. 한류를 필두로 한국에 대한 나라 밖 관심이 뜨거운 지금, 한국을 통째로 보여준다는 의미를 담은 이 브랜드는 우리 문화에 대한 국가적 관심이 뜨거움을 잘 보여주고 있다.

 지금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상(FTA)에서 미국이 기존의 저작권 보호기간 50년에 만족하지 않고 더 장기간을 요구하는 것을 보고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 즉 ‘미키마우스’ 등 상징화된 문화콘텐츠가 50년을 넘어서도 상업적인 가치를 가진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50년 이상 가치를 지닐 만한 문화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여러 방면의 전문가들이 같이 노력해야 한다.

◆공석환 한성국제법률사무소 고문 변호사 shkong@hsi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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