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반도체장비 표준화 5개년 계획’을 확정한 것은 바람직하다. 반도체 산업은 우리나라 수출의 효자로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하지만 우리 반도체산업은 양면성을 갖고 있다. 완제품에서는 세계 선두권이지만 반도체 장비에서는 국산화율이 낮다. 이로 인해 반도체장비는 수입 의존율이 높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하는 장비 중 겨우 18%만 국산이다. 나머지 72%는 일본과 미국에서 수입한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이런 실정이니 개선책을 마련하는 것은 당연한 조치다. 만약 이런 현실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반도체 장비의 외산 의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더 안타까운 점은 국내 업체가 반도체장비를 개발해도 부품이나 장비의 신뢰성과 성능을 평가하는 데 필요한 표준 인프라가 미흡해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이다. 만들어 봐야 성능 평가를 못해 판매가 어렵다니 국산화율이 높아질 리가 없다. 이번에 정부가 2015년까지 반도체장비의 국산화율을 50%까지 끌어올리기로 한 것은 이런 점에서 잘한 일이다.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다. 장비의 효율성 극대화와 수출까지 고려한다면 당연히 관련 국제표준을 주도해야 한다. 정부가 2011년까지 5년 동안 웨이퍼 균일성 시험방법, 장비별 인터페이스, 세정장비 성능평가 방법 등 부품·장비·안전·환경·에너지 및 용어에 관한 35개 표준을 개발하기로 한 것도 기대할 만한 일이다. 이 같은 표준화에는 정부 못지않게 기업이 적극 참여해야 체계적인 표준화를 이룩할 수 있다. 또 정부는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수렴해 반도체 장비업체의 개발비용과 기간도 대폭 줄여 나가야 할 것이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2005년 말 기준 국내 반도체 시장 규모는 240억7000만달러로 세계 시장 점유율 10.5%에 이른다. 세계 3위의 반도체 생산국이다. 이에 비해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은 18%에 그쳐 나머지를 일본과 미국에서 수입해 사용하는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반도체 장비 기술경쟁력을 확보한 업체가 드물다. 설사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라도 산업기반이 취약해 거의 대기업의 맞춤형 생산에 의존하고 있다고 한다. 기술력이 향상되기 어려운 구조다. 세계 3위의 반도체 생산국인 한국에서 세계 반도체 장비업체 50권에 포함된 업체는 한 곳도 없다. 이것이 우리 현실이다.
반도체장비 국산화나 표준화는 기간이 짧을수록 좋기는 하지만 이보다는 품질에서 월등히 우수해야 한다. 전문인력 양성과 개발비를 대폭 투입해야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따라서 우리가 기술력을 확보한 장비 가운데 수입을 대체할 수 있는 품목을 집중적으로 지원해 국산화율을 높이고 이의 표준화도 진행하는 게 바람직하다. 표준을 선도하는 국가가 세계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 특히 이미 개발한 반도체 장비 중 표준화 확인을 받지 못한 제품의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반도체장비 업체와 수요 대기업 간 장비 성능평가 방법과 장비의 모듈 등을 표준화하면 반도체 완제품의 조기 상용화를 유도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반도체 장비의 수출산업화도 추진해야 한다.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
1
기계연, '생산성 6.5배' 늘리는 600㎜ 대면적 반도체 패키징 기술 실용화
-
2
네이버멤버십 플러스 가입자, 넷플릭스 무료로 본다
-
3
KT 28일 인사·조직개편 유력…슬림화로 AI 시장대응속도 강화
-
4
삼성전자, 27일 사장단 인사...실적부진 DS부문 쇄신 전망
-
5
K조선 새 먹거리 '美 해군 MRO'
-
6
인텔, 美 반도체 보조금 78.6억달러 확정
-
7
갤럭시S25 울트라, 제품 영상 유출?… “어떻게 생겼나”
-
8
GM, 美 전기차 판매 '쑥쑥'… '게임 체인저' 부상
-
9
삼성전자 사장 승진자는 누구?
-
10
美 캘리포니아 등 6개주, 내년부터 '전기차 판매 의무화'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