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수수료율 `진실게임`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수수료율 인하 진실게임

 정치권과 신용카드사 간에 때아닌 수수료율 진실게임이 벌어졌다.

 29일 관계기관과 업계에 따르면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이 수수료율 인하를 위한 전국 순회 입법청원 운동에 이어 3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재차 인하 요구를 할 방침인 가운데 카드업계(여신금융협회)도 이에 맞서 수수료율 원가를 공개하겠다고 나서는 등 진실게임 양상으로 논쟁이 비화되고 있다.

 ◇카드사 흑자경영 수수료 덕분?=지난해 카드사들의 수조원 규모 순이익이 문제가 됐다. 노 의원은 정부의 신용카드 활성화 정책 이후 카드사들의 당기순이익 증가율이 크게 높아져 대규모 순이익을 실현했다고 주장했다. 적자경영 기간인 2002∼2004년에도 대규모 대손충당금 적립을 제외하면 실질적 순이익은 더 크며, 최근 경영개선 과정에서도 71%까지 상승한 카드수익 비율 중 45%가 수수료이기 때문에 카드사의 흑자경영이 수수료 덕택이라는 주장이다.

 여신협회는 이에 대해 경영정상화는 수익구조 개선, 운영비용 축소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의 결과라고 밝혔다. 지난해 전업카드사가 1조6500억원(1∼9월)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한 것은 사실이나 충당금 적립규정을 은행 수준으로 변경 시 사실상 대폭 축소된다며 맞섰다.

 ◇수수료율 외국보다 높다?=노 의원은 2001년 금감원 자료를 인용해 한국의 가맹점 수수료율은 매출액의 2.5%로 미국 1.9%, 프랑스 1.5%에 비해 1%포인트가량 높다고 밝혔다. 또 2004년 한국체인스토어협회 조사 자료를 통해서도 한국은 2.7%로 프랑스 0.48%, 영국 1.05%, 독일 0.95%보다 높다고 주장했다.

 여신협회의 집계는 다르다. 협회는 국내 수수료율은 2.22%(6개 전업사 기준, 겸영은행 포함 시 2.37%)로 2.41%(미국,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일본(평균 3.39%) 등 외국에 비해 오히려 낮은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우리와 구조가 다른 비자와 마스터도 표면적으로는 2.19%지만 협회수수료, 가맹점 정보전송비 등을 고려하면 2.5%가 된다는 주장이다. 특히 지난 2000년 산동회계법인의 원가 분석자료를 공개하며 “원가가 매출의 2.45% 수준으로 나왔으며 자금조달비용 인하요인 및 5년간 물가상승률에 의한 연체관리 인상요인을 감안할 경우 2.6% 수준”이라고 밝혔다.

 ◇수수료율 규제 효과 있다?=노 의원 측은 호주의 경우 수수료를 법으로 규제해 수수료가 99년 1.8%에서 2004년 0.99%로 인하되는 효과를 봤다고 했다. 규제로 신용카드사의 수익률 감소가 전망됐지만 오히려 가맹점 수수료 인하는 물가수준에 반영돼 궁극적으로는 사회 전체의 이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협회 측은 그러나 호주의 경우 호주중앙은행이 정산수수료(발급사 보전수수료)를 통제했을 뿐 직접적인 가맹점 수수료 가격을 통제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호주도 우리와 같은 체제의 다이너스 클럽은 2.26%로 우리보다 높고 아메리칸익스프레스의 수수료는 2.22% 수준으로 수수료율이 실제 낮아지지 않았으며 특히 규제대상 카드사는 20∼50달러의 연회비를 80∼150달러로 올리는 등 다른 분야에서 소비자 혜택을 축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법은=노 의원 측은 협상력이 부족한 경제적 약자인 자영업자에 대한 보호를 위해 업종별·규모별 차등화를 없애야 한다는 입장이다. 구체적 방법으로 원가내역 공개와 표준내역을 근거로 한 산정기준 도입 및 수수료 상한제 도입 등이 제시됐다. 협회 측은 시장경제논리에 의한 가격 차등을 없애는 것은 반시장적 논리이기 때문에 수수료율 인하보다는 자영업자의 애로사항을 없애기 위한 과잉진입 제한, 컨설팅 지원 등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