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슈퍼컴 4호기 프로젝트 우선협상이 시작됐다. 600억원의 예산이 투자되는 슈퍼컴 4호기 사업은 국가 컴퓨팅 파워를 결정하고 로드맵을 그리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종착점을 향해 달려가는 국가 슈퍼컴퓨터의 조건은 무엇인지 전문가 의견을 중심으로 점검해 본다.
‘무엇이 최선의 국가 슈퍼컴인가.’
이번 4호기 슈퍼컴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우선협상에 들어가기까지 최소 2년 전부터, KISTI 슈퍼컴 첫 가동부터 따지면 20년 전부터 이 문제는 ‘숙명’처럼 KISTI와 함께 해왔다. KISTI는 슈퍼컴퓨팅 파워를 보유하고 이를 대기·화학·생물학을 연구하는 학계, 신제품을 디자인하고 설계하는 산업체에 제공하는 다중적인 임무는 물론 슈퍼컴퓨팅과 관련한 코드코딩·최적화·병렬화 기술과 유틸리티 컴퓨팅·그리드 컴퓨팅 기술을 선도적으로 확보하는 전략적인 임무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슈퍼컴 4호기 조건과 선택 기준도 △성능 △개방성 △범용성 3가지 요소를 모두 고려한 ‘황금률’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엄청난 계산을 주목적으로 하는 것이 슈퍼컴 본연의 기능이지만, 슈퍼컴 관련 기술 획득과 사용자 입장에서의 활용성을 고려할 때 기술의 개방성과 범용성 측면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특히 KISIT 4호기 초병렬컴퓨팅시스템(MPP) 우선협상대상자인 한국IBM, 한국HP, 한국썬 등 3개 업체가 제시한 성능 차이는 우열을 가릴 없는 오차 범위 내에 있다(이지수 프로젝트 협상단장). 이 때문에 각 업체가 제안한 슈퍼컴이 얼마나 공개된 기술 기반이냐(개방성), 벤더의 기술 종속 없이 사용자의 선택의 폭을 넓힌 기술이냐(범용성)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졌다.
삼성전자 컴퓨터 시스템사업부 이창성 책임연구원은 “최고 성능의 슈퍼컴퓨터를 도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고 수준의 슈퍼컴퓨터를 만들 수 있는 기술 기반을 확보하는 것도 동시에 중요하다”면서 “폐쇄된 아키텍처로는 (우리나라가) 원천 기술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코드포팅·최적화·병렬처리 등 슈퍼컴 성능을 좌우라는 각종 기술 확보는 아키텍처 관련 정보를 얼마나 알고 있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이는 범세계적인 트렌드와도 맞물려 있다. 세계 톱 500위 슈퍼컴(www.top500.org)의 운용체계(OS)는 공개 기술인 리눅스 기반이 75.2%, 유닉스 기반이 17.2%, BSD 0.6% 순이다. 프로세서 아키텍처 구분에서도 32비트 인텔 제온 24%, 64비트 AMD 옵테론이 22.6%, 64비트 인텔 제온 21.6% 등 범용 프로세서 계열이 파워(18.2%), PA리스크(4%), 스팍(0.6%) 등 리스크 프로세서 계열보다 월등히 높다.
사용자 입장에서도 공개 및 범용 기술은 중요하다. 권대석 클루닉스 사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슈퍼컴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과 노하우 자체가 부족하다”면서 “한번 확보한 애플리케이션의 구동능력을 유지하고 컴파일과 포팅 변경 비용을 최소화하려면 리눅스와 범용 아키텍처가 기반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신석민 화학부 교수는 “실험실에서도 메모리를 많이 쓰는 일부 해석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리눅스 클러스터 시스템을 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진흥원 김태연 팀장은 “내년에 49개 정보화 사업에 공개SW가 도입되며 이에 대한 전체 예산도 처음으로 2000억원을 돌파한다”면서 “공개 SW 정책은 대국가 정책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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