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톱박스, 올해 화두는 국내시장 개화-수출 다변화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07년 셋톱박스업계 3대 경영화두

  올해 셋톱박스 시장의 본격 개막에 앞서 국내 업체 간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국내 HD 디지털방송과 IPTV 시장이 본격화되고 세계시장도 수신제한시스템(CAS)을 비롯해 개인영상저장장치(PVR) 등 고부가 셋톱박스의 부각과 수출국 다변화, 고사양화 등이 화두로 부각될 전망이다. 따라서 이 같은 흐름에 누가 가장 능동적으로 대처하느냐에 따라 업체 간 명암이 갈린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시장의 개화= 전형적인 수출형 제품인 셋톱박스 시장에도 판도변화가 일고 있다. 바로 국내시장의 본격 개화다. 당장 내달부터 IPTV의 시범서비스가 실시되면서 관련 셋톱박스의 신규 내수가 크게 늘 전망이다. 현재 1413만명의 케이블TV 가입자 가운데 디지털방송 시청자는 단 16만명. 따라서 기존 케이블 시장에서만 1조4000억원 가량이 셋톱박스 시장으로 전환될 것으로 분석된다.

스카이라이프 등을 통해 지난해 국내서만 160억원의 셋톱박스 판매고를 올린 가온미디어(대표 임화섭)는 LG데이콤과의 납품계약 등을 통해 올해도 200억원 이상의 국내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등과 함께 KT의 IPTV 서비스인 ‘메가패스 TV’에 시범서비스용 셋톱박스 1500대를 공급했던 휴맥스도 내년에는 IPTV 셋톱박스에 대한 내수판매 공세를 강화할 채비다.

◇고 사양화= 그간 국내 셋톱박스 제품은 해외시장서 중저가 시장을 석권했다. 하지만 중국산 등과의 가격경쟁에서 갈수록 밀리면서 올해가 바로 고사양으로의 전환 포인트 시점이다. 이에 따라 각 업체는 CAS, PVR, DMB 수신기 등을 통해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 기술과 제품을 통해서만이 그동안 한국산 셋톱박스가 해외서 거둔 명성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영직 아리온테크놀로지 사장은 “셋톱박스 시장이 올해를 기점으로 기존 저가 일반유통형 제품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이나 DMB 등 컨버전스 기술 분야로 전환될 것”이라며 “이같은 대세에 발맞추지 못하고 저가 제품을 고집하는 업체는 살아남기 힘든 게 현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수출다변화= 셋톱박스 수출은 전통적으로 중동, 유럽 등 일부 지역에 한정돼 있었다. 하지만 이들 지역에서의 각국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갈수록 수익율이 낮아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따라서 북미·중남미 등으로의 수출지역 다변화가 새해 셋톱박스 업계의 화두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폐쇄형 시장인 북미 지역의 공략은 무엇 보다 중요하다. 다행히 가온미디어가 지난 연말 미국 스프린트 넥스텔그룹에 차세대 셋톱박스를 수출키로 한 것은 긍정적인 시그널이다.

임화섭 가온미디어 사장은 “모토로라 등 대형 글로벌 업체가 현지 방송·통신업체와 강력한 카르텔을 형성, 장비 공급을 독식하고 있는 곳이 바로 미주시장”이라며 “휴맥스에 이어 중소 셋톱박스 수출업체인 가온미디어도 미 본토에 진출한 만큼 국내 업계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아리온테크놀로지도 지난 11월 국내 업체로는 최초로 아르헨티나 대형 방송사업자인 멀티카날사로부터 케이블방송 수신용 디지털 셋톱박스 공급권을 획득, 현재 제품을 공급중이어서 새해 수출확대 전망을 밝게하고 있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