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스포츠맨이나 연예인에게 붙는 수식어는 ‘국민…’이다. 조용필은 오랜 세월 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그의 노래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은 그에게 ‘국민 가수’라는 칭호를 주었다. 인기 가수상 100개보다 더 영예로운 작위(?)다. 일본에서 활약 중인 이승엽은 홈런타자로 이름을 날렸다. 홈런 기록을 경신하며 야구 팬뿐만 아니라 전 국민에게 스포츠로 자긍심을 심어주었다. 그에게 ‘국민 타자’라는 칭호가 붙었다.
최근 피겨스케이트와 수영으로 국위를 선양한 김현아·박태환 선수에게는 ‘국민 남매’ 칭호가 주어졌다. 또 있다. 앳된 얼굴로 국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문근영은 ‘국민 여동생’이라는 색다른 칭호를 얻었다. 묘령(20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국민’ 작위를 얻었다. ‘국민…’은 어느 분야든 국민으로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 주어지는 작위다.
옛날 서구의 ‘남작’이나 ‘후작’과 같은 작위는 아니다. 하지만 가문의 영광은 물론이고 개인으로서도 최상의 영예가 아닐 수 없다. 비록 한 분야이기는 하지만 최상의 인물에게만 주는 국민의 ‘선물’이기 때문이다. 그 선물을 받기 위해 노력했던 모든 ‘국민’ 작위의 인물은 분명 남들 이상의 재능으로, 남들 이상의 고통을 겪고, 남들 이상의 노력을 했다. 그래서 ‘국민’ 작위는 더욱 값지다.
그런데 오늘의 한국 경제를 이끌어온 기업는 ‘국민’ 작위는 인색하기 짝이 없다. 정부 주도하에 세워진 공영기업에 가끔 ‘국민 기업’이라는 말을 붙인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국민’ 기업은 아니다. 그 기업이 국민에게 인기를 얻고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냐 하는 것은 의문이다. 대부분 기간산업이고 정부가 주도하기 때문에 유연성이 없다. ‘철밥통’ 직장으로 인기가 있었지만 생산성에서는 따져볼 일이다. 최근에는 대부분 민영화됐다. 별로 인기를 얻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반면에 기업하기 힘든 나라로 꼽히는 한국 땅에서 생산과 고용을 유발하며 노력하는 민영기업에 주어지는 것은 ‘작위’보다 각종 ‘규제’다. ‘격려’보다는 따가운 ‘눈총’이다. 그 어느 ‘국민’ 작위보다 영예롭고 우선이어야 할 기업에 ‘국민’의 작위를 부여하는 데 정부나 국민 모두 소홀했다. 그 일면의 결과 오늘의 어려운 한국 경제가 유발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이경우 퍼스널팀장@전자신문, k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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