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없는 글로벌화 시대의 새 아침이 밝았다.
대한민국이 다시 글로벌 기업과 함께 질주할 채비를 갖췄다. 정해년을 맞아 IT강국 코리아는 이들 기업과 함께 더욱 단단한 모습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미 전 세계가 대한민국의 통신·반도체·전자기기·게임·컴퓨팅 등의 기술 트렌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코리아가 IT의 테스트베드화하고 있고, 이 같은 성과가 세계 표준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유수의 다국적 기업들이 코리아 IT의 위상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세계 시장 창출을 위한 전략적 동반자로 삼은 지도 이미 오래 전 일이다. ‘한국시장에서 성공한 기술은 세계에서도 통한다’는 명제는 진리가 됐다. 세계 IT시장의 테스트 마켓 한국에서 웃을 수 있는 기업이 세계적인 IT 강국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올 한 해 농사를 준비하는 다국적 기업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기업 인수합병으로 더욱 강해진 모습으로 한국에 다가설 계획이다.
통신 분야에서 프랑스 알카텔과 미국의 루슨트가 M&A를 통해 하나로 뭉쳤다. 지멘스와 노키아도 통신장비 사업을 통합해 단일 회사가 됐다. 중국과 미국의 연합체인 화웨이-스리콤은 스리콤의 지분 인수로 선두기업의 대형화 시동을 걸었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선 45억달러를 들여 머큐리를 통째로 인수한 HP가 연간 50% 이상의 성장을 벼르고 있다. 한국EMC는 영업력 보강을 통해 10% 이상의 성장을 자신한다. 한국썬·한국유니시스·한국후지쯔 등도 두 자릿수 성장을 목표로 내세웠다.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4%대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적 견해에도 불구하고 다국적 기업이 고성장을 선언하고 나선 것은 급변하는 우리나라 IT산업 기술과 경제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와이브로, HSPDA, 인터넷TV(IPTV), u시티, 전자태그/유비쿼터스 센서 네트워크(RFID/USN), 글로벌 ERP,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통·방 융합,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 차세대 금융 등 정해년을 달굴 IT 키워드들이 한국엔 널려 있다. 세계 어느 나라도 이를 동시에 수용할 테스트 베드는 없다. 한국이 달리고, 다국적 기업들도 이에 보조를 맞춰 함께 달릴 태세다.
우리 시장에 한껏 기대를 갖는 다국적 기업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최근 몇 년이 차세대 시장에 대비해 터를 닦아온 시기였다면 올해부터는 수확이 예상되는 황금기가 될 것이라고.
기술 트렌드는 물론이고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올해의 소비 트렌드도 황금어장의 도래를 예견한다. 인텔은 코어2듀오를 무기로 PC의 교체 수요 시장을 열고, HP와 델은 지난해 하반기 거둔 성장세를 기반으로 새해 국내 시장에서 새로운 바람몰이를 예고했다.
여기에 이달 말로 예정된 마이크로소프트의 차세대 운용체계 윈도 비스타는 PC·소프트웨어·메모리 등의 시장 성장 발화에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세계 고급형 시장을 주도해온 우리나라의 디지털카메라, MP3플레이어, 휴대형 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 LCD TV, 휴대폰 등 디지털 기기 수요와 UCC로 촉발된 디지털 캠코더 등의 수요는 올해도 어김없이 새로운 블루오션을 형성할 전망이다. 소니·올림푸스·모토로라 등이 현지화 전략을 한층 강화할 수 있는 충분한 모티브가 된다.
이 같은 IT키워드는 21세기 초 사상 최고의 호황기를 형성한 후 지속되던 침체기에서 벗어나 제2의 부흥기를 초래하는 힘으로 작용한다. 통신사업자의 대단위 투자계획 발표도 시장 전망을 밝게 한다.
우선 KT가 광대역통신망, IPTV 등 신사업을 중심으로 2조8000억원을 투자한다. △광가입자망(FTTH) 4000억원 △IPTV·콘텐츠 2900억원 △와이브로 2400억원 등으로 IPTV·FTTH·콘텐츠 등 새로운 통·방 융합 미디어 사업에 대한 강력한 육성 의지를 드러냈다.
SK텔레콤은 올해 HSDPA·와이브로 등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에 중점 투자한다. 올해는 이동통신 시장에서 3세대 서비스가 본격화하는 원년이다. 2000만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SK텔레콤으로선 3세대 서비스는 새로운 도전이다.
SK텔레콤은 우선 HSDPA 전국망 서비스 개시를 위해 기지국 및 중계기 증설에 투자하며, 여기엔 총 7000억원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어디서나 무선으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와이브로 투자와 통·방 융합 시장 진출과 해외사업 확대도 올해 SK텔레콤이 추진해야 할 주요 과제다.
차세대 게임기 분야에선 마이크로소프트·소니·닌텐도가 세계 시장의 축소판인 한국시장에서 격돌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X박스360’으로 선제공격의 포문을 열었고, 소니가 곧 발매될 ‘플레이스테이션3(PS3)’로 반격한다. 여기에 닌텐도 역시 이달 중에 ‘닌텐도DS 라이트’를 정식 발매해 한국시장 공세 수위를 높여갈 계획이다.
최정훈기자@전자신문, jh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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