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한국기업이다. 다국적 기업들이 경기회복의 선발대에 선다. 본사는 비록 외국에 있더라도 한국경제 발전의 최일선에서 분투하고 있다. 성장을 위한 시장확대에서부터 고용에 이르기까지 최일선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 진출한 정보가전 분야 다국적 기업에 한국은 넘기 어려운 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기도 하다. ‘외산’이 인정받던 10여년 전과 비교하면 대단한 변화다. 삼성·LG전자가 세계적인 가전회사로 우뚝섰고, 국내 소비자 수준 역시 첨단을 달리면서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소니가 국내 정보가전의 발전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올림푸스나 코닥, 후지필름, 캐논 등 세계적인 디지털카메라 전문회사가 국내 소비자 의견을 제품 개발에 적극 수용하며 한국을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덕분에 정보가전 관련 다국적 기업들의 올 목표는 국내 실정에 맞는 현지화 전략으로 시장에 안착하고, 이를 통해 본사의 글로벌 전략을 가속화하는데 초점이 모아져 있다. 한국에서 시장성과 기능성을 검증받은 제품을 해외에 판매하는 형태의 글로벌 전략을 추진하는 것이다.
LCD 패널을 국내에서 생산중인 소니가 투자 확대 계획을 밝힌 것을 비롯, LCD TV·MP3플레이어·디지털카메라 등 전 분야에서 현지화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하이얼도 국내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에어컨·냉장고·노트북 등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으며, 올해 국산 제품을 OEM으로 해외에 소개할 예정이다. 필립스·일레트로룩스·밀레 등도 올해 특화된 현지화 및 프리미엄 전략으로 국내 정보가전 시장의 한 축을 형성해 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전국망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올해 경기가 다소 불투명하지만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면서 다국적 컴퓨팅 업체가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분위기도 확실히 달라졌다. 수익 위주의 보수 경영 전략을 탈피해 매출 확대 위주의 공격 경영으로 전환하고 있다. 구조조정 한파에 시달렸던 지난 해와는 대조적이다. 제2의 도약을 선언한 업체도 적지 않다.
PC 및 주변기기 다국적 기업들의 공격적 전략도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HP, 델 등 대표 다국적 컴퓨팅 업체는 새해 매출 확대를 통해 본격적인 공격 경영에 나설 태세다. 경기 회복 무드가 조성되면서 국내 기업이 전산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2∼3년간 경기 침체로 수익은 커녕 목표 매출 달성마저 어려웠던 이들은 새해를 벼르고 있다. 새해 벽두부터 조직을 새로 정비하고 제품군도 강화하고 있다. 승리자로 남으려면 과거와 달리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내업체와 협력도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컴퓨팅 환경이 복잡 다단해지면서 다양한 솔루션이 요구됨에 따라 다국적 컴퓨팅업체와 토종 소프트웨어(SW)간 협력이 경쟁력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과거처럼 다국적 컴퓨팅업체 혼자 모든 솔루션을 다 공급할 수 없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 일정 시장점유율과 제품 경쟁력을 확보한 토종 솔루션업체들의 몸값이 올라가고 있다. 외산 컴퓨터 업체의 한 관계자는 “HP는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에도 솔루션업체와 적극적인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외국계 컴퓨팅 업체와 국내 솔루션업체간 협력여부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척도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우팀장@전자신문, k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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