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년 새해를 맞는 외국계 소프트웨어(SW)업계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다.
수년째 내수 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과거의 활력을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성장보다는 생존에 주안점을 두고 전략을 짜는 모습들이 보인다. 외국계 SW업계는 새해 국내 경제 성장률이 3∼4%에 머물 것으로 예상, 새해 경영전략을 보수적으로 짜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면 기업들의 SW 투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경영전략을 보수적으로 짤 수밖에 없다. 표삼수 한국오라클 사장은 “새해에는 환율·유가 등 경기불안 요인이 그대로 잔존하고 대선이라는 변수까지 생기면서 국내 기업들의 전산투자가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외국계 SW업체들은 새해 내수경기 침체에 대비해 신규시장 개척에 힘을 쏟고 있다. SAP코리아·CA코리아·인포메티카코리아 등 최근 전면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한 주요 외국계 SW업체는 산업군과 기업 규모에 따라하고 그동안 소홀했거나 신규 시장으로 급부상하는 분야에 핵심 인력들을 배치했다.
이는 새해 내수시장 침체에 따른 기업들의 전산투자 위축과 급변하는 SW 시장 환경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선제적 조직개편으로 풀이된다.
권우성 SAP코리아 본부장은 “내수시장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외국계 SW업체들은 국내 경기 상황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기존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고 신규 시장을 개척하는 것만이 불황을 극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김용대 한국CA 사장도 “올해 목표 매출성장률 25%를 달성하려면 기존 고객사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신규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며 “영업조직과 파트너사의 유기적인 협력관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석균 한국인포매티카 사장은 “새해 성패의 판가름은 신규 시장 개척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나다”며 “파트너 정책은 철저하게 신규 시장 개척에 맞출 것”이라고 했다.
그런 만큼 새해 SW시장을 이끌어 갈 시장에 대한 공략도 적극적이다. 외국계 SW업체들은 통합과 서비스, 서비스지향아키텍처(SOA) 등을 3대 화두로 잡고 이 시장에 대한 전략을 세우느라 분주하다. 대형 SW업체들은 그동안 인수합병(M&A)를 통해 확보한 솔루션을 자사 솔루션과 통합해 새로운 형태의 SW를 공급할 계획이다. 오라클과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표적인 업체들이 이에 해당한다.
SW를 서비스 형태로 공급하는 SaaS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SaaS는 구글과 같은 인터넷기업까지 가세해 SW업체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세계 컴퓨팅 시장을 뒤흔들 것으로 예상되는 윈도 비스타가 MS의 마지막 패키지 OS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이 때문이다. 오라클, SAP 등 주요 SW업체들 패키지 SW에서 웹으로 이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새해는 SaaS가 시장에 안착하는 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더 이상 머뭇거리다가는 SW업체가 아닌 인터넷업체에 SW의 주도권을 내줄 수도 있다.
SOA는 초기 시장을 넘어 본격적인 확산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세계 최대 전사자원관리(ERP)업체인 SAP는 ERP 기업고객을 SOA로 업그레이드하는 전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RP를 기반으로 SOA를 구현, ERP 시장의 주도권을 SOA 시장에도 이어가기 위한 전략이다. IBM은 서비스조직과 SW조직이 결합해 SOA 패키지를 선보이는 등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고, 오라클·BEA·HP 등 주요 업체들도 SOA 시장 경쟁을 위한 다양한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김형래 BEA코리아 사장은 “내년에 본격화할 SOA 시장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SW업체는 물론이고 IT서비스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다”며 “SOA 시장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MS의 OS인 윈도 비스타를 비롯해 보안,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등 다양한 화두가 SW업계와 시장에 던져질 것으로 예상된다.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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