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가전쇼인 ‘2007 CES’가 11일(현지시각) 폐막됐다.
전 세계 2700여개 기업이 참가한 가운데 나흘간의 일정으로 열렸던 이번 CES는 올해 영상기기의 풀HD 시대 개막과 단말기사업자·통신사업자·콘텐츠업체의 무차별 합종연횡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특히 올 한 해 TV·PC로 대표되는 전 세계 정보기기 시장의 테마는 ‘실제와 똑같은 영상과 음향을 지향하는’ 최첨단 홈 미디어 환경의 본격 개막이라는 기술적 완성을 보여줬다.
풀HD급 초고화질을 지원하는 TV·모니터·AV 등 ‘기기’와 더불어 블루레이·HD DVD 등 차세대 영상 ‘콘텐츠’가 대세를 이뤘다. 여기에 ‘윈도비스타’용 제품이 대거 쏟아지면서 PC도 TV·AV 기기들과 연결돼 가정 내에서 수준급의 엔터테인먼트 환경을 갖출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디스플레이와 콘텐츠,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는 PC(AV기기)가 3박자를 이뤄 풀HD를 향해 내달리고 있다. 이번 CES 행사를 통해 지난해와 달라질 올해 정보기기 시장의 키워드는 ‘영상기기와 콘텐츠의 풀HD’다.
◇기기와 콘텐츠 모두 풀HD급=작년과 다른 모습이라면 세계 유수의 IT업체들이 TV·AV기기는 물론이고 콘텐츠까지 풀HD급을 주류로 내세웠다는 점이다. 국내 삼성전자·LG전자를 비롯해 일본·미국·유럽 주요 업체는 HD급 TV의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이는 데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판이하게 달라진 양상이다. 특히 이번에는 워너브러더스 등 할리우드의 대형 영화사에서 소니·세가 등 게임 타이틀 제작업체들까지 풀HD급 콘텐츠 타이틀을 들고 가세함으로써 완벽한 풀HD 현장을 구현했다. 올해 TV를 포함해 AV기기, 다양한 콘텐츠 업계가 모두 풀HD 시장을 놓고 선점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차세대 영상장치 주도권 경쟁=올해 정보기기 시장이 풀HD급으로 본격 진화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차세대 영상장치 시장의 양대 기술인 블루레이와 HD DVD 진영 간 세 싸움도 주목의 대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삼성전자가 블루레이 기술을 주도하는 가운데 이번 전시회를 통해 세계 처음 선보인 LG전자의 듀얼 포맷 플레이어도 세계 시장에서 양대 기술진영 간 경쟁구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CES에 출품된 차세대 영상기기·콘텐츠 모두 블루레이와 HD DVD 사이에서 팽팽한 긴장을 연출하고 있어 당분간은 세계 시장도 양대 진영이 공존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소니·도시바·파이어니어 등 일본계 업체들이 삼성전자의 2세대 블루레이 제품이나 LG전자의 듀얼 포맷 플레이어에 ‘충격’을 받았다고 CES 행사 기간중 현지 언론이 전한 것은 차세대 영상장치 시장에서 국내 업계의 맹활약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중국의 침체, 한국 기술 우위 ‘확인’=HD급 시장에서 미국·유럽·한국·일본 등 전통적인 강자를 위협하며 무서운 기세로 잠식했던 중국계 업체들이 이번 CES 전시회 기간중에는 눈길을 끌지 못했다는 점은 지난해와 다른 특징이다. 지난해만 해도 중국의 하이얼·TCL 등은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의 중앙홀에 대형 부스를 마련해 달라진 위상을 과시했으나 올해는 구석진 한쪽에 작은 독립부스로 전락했다. 올해부터는 정보기기 시장이 HD급에서 풀HD급으로 완벽한 ‘세대교체’를 이뤄가고 있지만 중국계 업체들은 아직 준비가 덜 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풀HD급으로 상징되는 올해 이후 전 세계 정보기기 시장은 종전의 물량 경쟁에서 벗어나 기술우위를 갖춘 한국·일본·미국 등 선진기업들이 다시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별취재팀=신화수·서한·류경동 기자@전자신문, hs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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