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영국 총리의 경제고문인 니컬러스 스턴은 ‘기후변화의 경제학’ 보고서를 통해 지구 기온이 3℃ 더 올라가면 40억명이 물 부족에, 5억명은 기근에 처할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기후변화에 따른 인류 미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20세기를 마감하는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는 ‘21세기 인류의 최대 관심사는 기후변화가 될 것’이라고 선언하기까지 했다.
지난 한 해 역시 이상 기상이라는 말이 국내외에서 화두가 됐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봄에는 짙은 황사로 큰 불편을 겪었으며 여름철에는 호우와 태풍으로 인명과 막대한 재산 피해가 발생했고, 장마가 끝난 후에는 오랜 폭염으로 많은 국민이 밤잠을 설쳤다. 이웃 중국과 일본도 예외는 아니다. 북한도 홍수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봤다. 유럽과 미국은 고온현상이 지속돼 인명손실과 더불어 가뭄과 산불 등으로 큰 고통을 겪었다. 최근 들어 전지구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이상 기상 현상은 온 인류가 당면한 현실이다.
인류의 역사는 이러한 날씨 변화에 적응하며 발달해왔다. 자연재해를 극복하고자 하는 끊임없는 노력이 인류 문명의 발달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날씨는 건강과 레저 등 국민의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나라는 날씨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산업의 규모가 GDP의 52%를 차지하고 있다. ‘날씨가 곧 경제다’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니 날씨 따라 흥망성쇠가 좌우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가간기후변화협의체(IPCC)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0년간 지구 전체의 평균 기온은 0.6℃ 상승한 데 비해 한반도는 이보다 2.5배나 높은 1.5℃ 상승했다. 이대로 지구온난화가 진행된다면 이로 인한 기후변화 문제는 지금보다 훨씬 심각해질 것이고 미래 우리 인류의 생존과도 직결될 것이다.
이러한 자연 환경 변화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 기상청은 환경부·건설교통부·소방방재청 등 자연 재난 관련 부처와 공동으로 국가 차원의 5개년(2007∼2011년) 중기대책인 ‘기상업무발전 기본계획’을 수립했고, 이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통해 확정된 바 있다.
이 계획은 기상정보 서비스를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특히 재해에 대한 국가 차원의 대응을 사후 복구에서 사전 예방에 중점을 두는 기상재해 대비체계의 전환 노력 등을 담고 있다. 이를 위해 기상청은 중기대책의 목표연도인 2011년까지 우리나라의 기상 기술력을 현재 10위에서 6위로 높이기 위한 여러 가지 정책을 추진해 기상재해 피해 최소화, 유비쿼터스 기상정보 서비스 구현, 기상과 관련한 국제협력과 역할 강화라는 3대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할 예정이다.
기상재해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집중호우의 신속한 탐지와 예측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한반도와 인근 해역을 대상으로 하는 3차원의 상세한 관측시스템을 구축하고, 폭염·안개 등 새롭게 대두되는 기상현상에 대한 예·특보제 신설 등 기상서비스를 확충할 계획이다. 아울러 기후변화에 대한 시나리오를 확립하고, 이에 따른 한반도의 지역별·분야별 취약성 평가 프로젝트도 수행하기로 했다.
이 밖에 현재 시험 운영 중인 읍·면·동 단위의 상세하고 정량화된 디지털예보 기간을 1주일까지 늘려 내비게이션을 통한 여정예보 등 다양한 응용기상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이러한 사업들을 추진해 2011년에는 기상재해에 대응할 수 있는 예측 선행 시간을 현재보다 2배 이상 앞당겨 국민의 재산과 인명 피해를 줄여나가고 기후변화에 대한 표준 시나리오를 마련해 국가 차원의 대응책을 강구할 계획이다. 또 다양한 매체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분야의 기상정보를 상시 활용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전달체계를 갖출 예정이다. 또 남북한 기상자료 공동 활용을 추진해 한민족 공동으로 기상재해 예방을 위한 노력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자연환경 변화로 인한 기상재해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국가적인 책임이다. 비록 자연의 변화는 인간이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하지만 거기에 대응하기 위한 지혜를 모으는 일은 인간의 몫이다.
◆이만기 기상청장 leemk@kma.go.kr


















